“당대표 사지로 민다는 것이 타당한 일이냐”… 손학규측, ‘분당 차출론’ 거부
입력 2011-03-23 21:37
민주당 손학규 대표 측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 ‘손학규 분당 차출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손 대표 특보단 간사인 신학용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손 대표 분당 출마론이 과연 책임감 있는 발언인지, 정말 당을 위한 충정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제1야당 대표를 이런 식으로 흔들고 사지로 등을 떠민다는 것이 정치 도의상 타당한 일이냐”고 말했다.
신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4대 출마 불가론을 주장했다. 경기도의 강남으로 불리는 지역특성상 진보진영 승리 사례가 없다는 점, 4·27 재·보선은 저조한 투표율 속에 관권·조직선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 당 대표로서 재·보선 전체를 총괄해야 한다는 점, 당 대표 흔들기 혹은 등 떠밀기 선거는 부당하다는 점 등이다.
그는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분당 출마를 강권하는 분들은 대체 어떤 셈법을 갖고 있는 것이냐”면서 “손 대표가 분당에 출마한다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강원지사 선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데, 분당에서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뒀다고 해도 강원도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또다시 대표를 비난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신 의원은 성명서 발표에 앞서 손 대표와 사전 교감이 없었으며, 개인 자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의원의 발언은 그가 특보단 간사라는 점에서, 사실상 손 대표의 분당을 불출마 선언으로 여겨진다. 또 신 의원의 4대 불가론은 그동안 분당을 출마에 반대해 온 손 대표 측의 논리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분당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30∼40대 직장인들이 투표하고 출근하지 않는 한 야권 후보가 이기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 쪽에서는 전날 신정아씨가 자서전을 통해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자신에게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폭로한 점을 의식한 듯 “신정아 때문에 정 전 총리가 안 나가니까 나도 안 나간다 식으로 보일까봐 걱정”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논란과 관련, 이날 경남 김해를 방문한 손 대표는 “오직 승리의 길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개인의 승패는 중요한 기준이 되지 않으며 오직 당의 승패가 기준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차영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나 출마 불가론에도 불구하고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 출마론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종걸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대표가 큰 모험을 해서라도 당을 위한 헌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청들이 있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분당 출마를 요구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