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한나라당·선진당 찾아… “발전 기원… 재보선은 양보못해”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23일 여의도 당사를 방문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와 상견례를 가졌다. 취임 인사 자리여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이따금 뼈 있는 농담도 오갔다.

안 대표는 먼저 유 대표가 압도적 지지로 선출된 점을 거론하며 참여당이 더 크게 발전하길 기원했다. 그러자 유 대표는 “그러려면 앞으로 한나라당을 많이 괴롭혀야 할 것 같다. 미리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유 대표는 또 “요즘 여당 해보시니 옛날 야당 때 (노무현 정권에) 너무 했다는 생각 안 드시나요”라고 물었고, 안 대표는 “우리는 당시 부끄러운 야당이었다. 요즘 야당 보면 우리보다 훨씬 강한 거 같다”고 맞받았다.

그러나 안 대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자신이 각별한 사이였음을 강조한 뒤 “지난 야당 시절 내가 열린우리당과 너무 싸운 거 같아 고인을 생각하면 마음에 걸린다”고도 했다.

4·27 재·보선과 관련한 가벼운 신경전도 벌였다. 유 대표는 “의석이 없어서 국회에 참여당 대표실도 없다. 안 대표를 자주 뵈려면 이번 선거에서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김해을 보궐선거에 공천을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에 안 대표는 “그냥 다음 총선에 들어오시라”며 양보 의사가 전혀 없음을 내비쳤다.

한편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유 대표가 최근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는 반대로 복지정책 등에서 ‘우클릭 행보’를 한다는 일각의 평가와 관련, “손 대표가 유 대표보다 좌쪽으로 간 것 같다”고 촌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 대표를 만나 “과거 정권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하는 것을 보면서 그전과 인식을 아주 달리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손 대표 (행보)도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좌다, 우다, 구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