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공격] 美 전쟁비용 천문학적… 첫날 공습때만 1억 달러

입력 2011-03-23 21:38

미국이 리비아 군사작전에 부담해야 할 비용이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내셔널저널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이 첫날 공습 때 미사일 발사에만 쓴 돈이 1억 달러(약 1120억원)를 넘는다”면서 “전체 전비(戰費)는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정책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카다피의 방공망을 제거하는 초기 비용을 4억∼8억 달러로 예상했다. 비행금지구역 유지비용은 매주 3000만∼1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영국은 공습 사흘 동안 최소 161기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비용이 2억2500만 달러에 달한다. 미 전투기는 개당 수만 달러씩 하는 폭탄을 수십 발 투하했다. 지난 21일 추락한 미 F-15 전투기를 새로 장만하려면 3000만 달러가 필요하다.

유가 급등으로 전투기와 군함에 드는 기름값도 매주 수백만 달러가 든다. 미 국방정보센터의 윈슬로 휠러 군사문제 분석가는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폭탄을 투하하지 않고 단지 출격만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B-2 스텔스 폭격기의 경우 대당 작전비용이 한 시간에 무려 8만 달러”라고 했다.

미국은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한다는 입장이지만 작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국방부는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펼친 이번 작전에서 ‘예상외의 군사작전’을 위해 편성돼 있는 기존 예산을 썼다. 작전이 길어질 경우 의회에 추가 예산을 요청해야 하지만 일각에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재정적자가 이번 작전으로 악화될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데니스 쿠치니치 미 하원 의원은 최근 의원들에게 돌린 서신에서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 수조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두 전쟁 모두 수렁으로 빠져들었다”며 “행정부가 리비아 군사작전에 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표결하자”고 제안했다. 비영리 예산 연구기관인 국가선결계획(NPP)에 따르면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서 쓴 돈은 1조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