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피격 1주년] ‘천안함 사람들’ 근황은… “유족에 죄책감” 말 아껴

입력 2011-03-22 19:15

①“추가 도발, 반드시 응징한다”

천안함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흘렀지만 당시 사건 관계자들은 여전히 말을 아꼈다.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해군 중령은 인터뷰를 피했다. 그는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죄책감을 1주기에 즈음해 유족들에게 다시 한번 전하고 싶다”는 뜻을 지인을 통해 밝혔다.

최 전 함장은 충남 계룡시 해군본부 해군역사기록관리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대부분 육상근무를 하고 있다. 아직 함정을 탈 만큼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지휘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후대처도 미흡했다는 이유로 군복을 벗었던 이상의 전 합참의장은 “충격적인 사건을 제대로 정리하기에 1년은 짧은 시간”이라며 “4∼5년이 지난 뒤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 용인의 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평생 군문에서 닦은 리더십 연구를 통해 군 생활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김관진 국방장관의 요청에 따라 23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국제국방대화’에 정부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21일 출국했다. 김 전 장관은 “현직은 떠났지만 국방을 위한 것이라면 어떤 일이든 기꺼이 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장관 역시 천안함 사건은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다만 언론이나 국회에서 사실이 아닌 것들을 밝히라고 집요하게 추궁할 때는 곤혹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상 초유의 일을 당해 초기 조사에 혼선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국방부가 충분히 조사할 여유를 주지 않았던 게 아쉽다”고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