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日 산업계 ‘제한송전 재앙’… “공장 못돌린다” 아우성

입력 2011-03-22 18:58


제한송전이 일본 경제계에 큰 타격을 주면서 ‘제2차 재해’를 일으키고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외에 동북 지방의 화력발전소 등도 피해를 입어 제한송전은 적어도 올 겨울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22일 보도했다.

현재 수도권 일대의 전력 수요는 냉방이 필요한 여름철엔 하루 6000만㎾, 난방이 필요한 겨울철엔 하루 5000만㎾ 안팎이다. 하지만 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도쿄전력은 하루에 3500만㎾밖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조만간 화력발전소를 다시 가동하고 가스회사 등 전력도매상에서 전기를 사들일 계획이다. 하지만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내년 여름까지도 전력난 해소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 실시 중인 제한송전으로 주민 생활의 불편은 물론 산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본 산업계는 제한송전으로 공장 가동 등이 여의치 않다고 아우성이다. 또 산케이신문은 제한정전이 4월까지 실시되면 국내총생산(GDP)의 0.2%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의 경우 동북 지방에 몰려 있는 자동차 및 전자부품 공장의 생산량을 대신해야 할 형편이지만 제한송전 때문에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표 참조).

반도체와 화학, 철강 공장은 미세한 전압 차이에도 생산라인이 멈춰 설 정도로 예민하다. 게다가 가동 도중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 불량품이 나오거나 기계 자체가 못쓰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일본 경제단체연합회는 가정과 공장 등을 구별해 제한송전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도쿄전력에 건의했다.

도쿄전력은 22일 제한송전 대상 지역을 이전보다 세분화해 이르면 3월 말부터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대상 지역을 다섯 그룹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도쿄전력은 제한송전 실시 지역을 그룹당 5개 지역으로 다시 세분화하기로 했다. 그리고 홈페이지에서 1시간 단위로 전력 사용 실태와 피크 때의 공급량을 공지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