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비아 공습은 반인륜 범죄” 비난

입력 2011-03-22 23:14

북한은 22일 리비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공습을 비난하고 핵 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은 일부 서방 나라들과 야합해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개시했다”며 “우리는 이것을 주권국가의 자주권과 영토 안정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그 나라 인민의 존엄과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는 최대의 반인륜 범죄로 단죄한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전쟁 행위는 그 어떤 경우에도, 그 무엇으로서도 정당화될 수 없고 즉각 중지돼야 한다”며 “주권국가의 국권을 무시하고 유엔의 간판을 도용해 내정간섭과 무력침공을 자행하는 미국의 강권과 전횡은 오늘 세계 평화와 안정을 교란시키는 화근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이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어 “리비아 핵 포기 방식이란 바로 안전 담보와 관계 개선이라는 사탕발림으로 상대를 얼려넘겨 무장해제를 성사시킨 다음 군사적으로 덮치는 침략 방식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우리가 선택한 선군의 길은 천만번 정당하고 그 길에서 마련된 자위적 국방력은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더없이 소중한 억제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리비아가 핵을 포기함으로써 공습 대상이 됐다는 주장으로, 북한은 향후 6자회담에서 이런 논리를 제기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리비아는 2003년 고농축우라늄(HEU)을 포함한 모든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미국이 요구한 사찰을 수용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