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강진 쓰나미에 휩쓸린 유치원버스 잇단 발견
입력 2011-03-22 22:40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 미야기(宮城)현에서 숨진 아이들이 있는 유치원 버스가 잇따라 발견됐다.
야마다초의 후지 유치원생을 태운 버스가 넘어진 채 발견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이 버스는 지진 직후 3∼6세 유치원생 12명을 2대에 나눠 태우고 피난을 가려던 순간 쓰나미에 휩쓸렸다. 한 대의 버스에 타고 있던 아이들 중 일부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버스 지붕으로 올려보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 7명은 그대로 물에 휩쓸렸다. 함께 있던 한 여성 직원은 “눈앞에서 허우적대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줄 수 없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히요리 유치원 버스는 불에 타 안이 시커멓게 그을렸다. 이 버스에서는 4∼6세 어린이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버스는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주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쓰나미로 물에 잠겼고, 근처 주유소의 기름에 불이 붙으며 화염에 휩싸였다. 히요리 유치원 사이토 원장은 “너무 원통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적십자사에는 의연금이 답지하고 있다. 일본적십자사는 지난 14∼20일 모금한 의연금이 223억1531만엔(약 3079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액수는 2주간 약 164억엔(약 2264억원)이 모인 1995년 고베 대지진 모금액을 훨씬 웃돈다. 일본적십지사는 “모금 건수는 고베 대지진 당시와 비슷하지만 기부 액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일본 최대 야쿠자(폭력) 조직 3곳은 대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부터 지금까지 물품 수백t을 피해 지역에 보냈다고 미국 CBS방송이 19일 보도했다. 물품은 기저귀부터 건전지, 라면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휴교했던 학교들도 수업을 재개했다.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미야기현 게센누마(氣仙沼)시 오하라기(小原木) 초등학교 학생 67명이 학교로 돌아왔다.
미나미산리쿠(南三陸)의 시즈카와(志津川) 중학교 등 현 내 많은 학교도 수업을 다시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을 강타했던 쓰나미가 지금까지의 설명과 달리 10m가 아닌 14m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은 규모 8.0의 지진과 높이 5.7m의 쓰나미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토 유헤이 후쿠시마현 지사는 이날 도쿄전력 시미즈 마사타카 사장의 사과방문 제의를 거절했다.
시미즈 사장 대신 쓰즈미 노리오 부사장이 이곳을 방문했으나 성난 후쿠시마현 주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