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공격] 예멘 대통령 ‘연내 퇴진’ 약속

입력 2011-03-23 00:28

튀니지, 이집트에 이어 예멘도 혁명의 봄을 맞을 것인가. 33년째 장기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올 연말까지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반(反)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는 군 장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군끼리 교전이 발생해 2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살레 대통령 대변인인 아흐메드 알 수피는 “대통령이 예멘 정부 고위 관계자와 군 장성, 부족장들에게 헌법에 따른 권력 이양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AP에 전했다. 살레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권력을 둘러싸고 군부가 분열되면 나라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자신이 임기를 1년가량 단축해 연말쯤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예멘 야권은 이날 살레 대통령의 연말 사퇴 제안을 거부하고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앞서 미 CNN방송은 살레 대통령이 반정부 세력의 5개 요구안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반정부 세력의 요구안은 연말까지 자리에서 물러날 것, 평화로운 시위를 보장할 것, 폭력 진압에 관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 정부가 시위 중 희생을 보상할 것, 살레 대통령 가족이 군부 요직에서 물러날 것 등이다.

살레 대통령의 입장 변화는 군부 이탈에서 비롯됐다. 특히 예멘 군 가운데 가장 강력한 제1기갑사단을 이끄는 알리 모흐센 알 아흐마르 소장이 시위대 지지를 표명한 일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시위대를 보호하겠다며 1기갑사단 소속 탱크와 장갑차를 반정부 시위의 중심인 사나 광장에 배치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