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공격] 공항·레이더기지 초토화… 정부군 벵가지 서쪽 퇴각

입력 2011-03-22 15:10


다국적군의 사흘째 공습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겨냥해 진행됐다. 다국적군의 공격이 성공을 거두면서 전투기와 미사일을 동원한 폭격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카다피 겨냥한 폭격=다국적군의 세 번째 공격은 카다피가 머물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집중됐다. 21일(현지시간) 오후 9시쯤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카다피 관저 부근에서 수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리비아 국영방송은 “트리폴리 내 여러 곳이 ‘십자군(crusader enemy)’의 새로운 공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에 있는 민간 공항이 폭격당해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카다피의 부족이 주로 거주하는 남부 소도시 세브하에도 폭격이 가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벵가지 동부에 있는 리비아군 레이더 기지 2곳이 다국적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트리폴리 동쪽 10㎞ 지점에 있는 리비아 해군기지가 폭격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리비아 정부의 정전(停戰) 선언 이후에도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은 국지적으로 교전을 이어갔다. 다국적군의 공습을 받은 정부군은 서쪽으로 공격 방향을 돌렸고, 트리폴리 남서쪽 160㎞ 지점의 진탄과 제3 도시 미스라타 등에서 교전이 발생했다. 미스라타의 의료진 중 한 명은 “정부군의 공격으로 40명이 죽고 300여명이 다쳤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사일 159발 퍼부어=다국적군은 세 번째 공습에서 미사일과 전투기를 이용한 공중 폭격을 계속했다. 미국은 지난 12시간 동안 모두 20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지난 19일 첫 공습 이후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이 리비아에 쏜 토마호크 미사일은 총 159발이다.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영국 덴마크 전투기들이 21일 리비아 방공망 타격에 참여했다. 그리고 22일 아랍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참전을 선언한 카타르가 미라주2000 전투기 2대와 1대의 화물기를 미군기지가 있는 그리스 크레타섬으로 보냈다.

미군 아프리카사령부 카터 햄 사령관은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공격 빈도를 줄일 수도 있다”며 지금까지의 공격이 성공적이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공습에 나섰던 미군 F-15 전투기가 기기 고장으로 벵가지에서 추락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2일 보도했다. 조종사 2명은 반정부 세력에 의해 구조됐다. 미군은 “격추당한 게 아니다”고 밝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