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씨가 밤늦게 호텔 바서 만나자고…” 신정아, 자전 에세이서 폭로 파문

입력 2011-03-22 23:21


鄭 “대꾸할 가치 없다”

학력위조 사건과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 등으로 200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신정아(39·사진)씨가 자전 에세이를 통해 주요 인사들과 자신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적나라하게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신씨는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4001’(사월의책)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사실과 다른,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풀려진 이야기들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며 “세상을 원망하며 잊고 지내기보다 잘못을 바로잡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책을 냈다”고 말했다.

책에는 2005년 당시 서울대 총장이었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신씨에게 서울대 미술관장직과 교수직을 제의하면서 밤늦은 시간에 호텔 바에서 만나자고 하고, 신씨의 어깨나 팔을 건드렸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신씨는 또 사건 당시 제기된 정치권 배후설에 대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모저모로 내게 관심을 쏟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접적인 도움을 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적었다. 이밖에 예일대 박사학위 수여의 전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만남, 동국대 교수 채용 과정과 정치권 배후설, 일부 인사들의 부도덕한 행위 등을 상세히 언급했다. 책은 신씨가 사건이 불거진 직후부터 3년반 동안 써둔 일기와 기억을 바탕으로 서술한 일종의 고백록이다. 책 제목 ‘4001’은 신씨의 수감 시절 수인번호다.

정 위원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꾸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신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신씨는 학력을 속여 교수직을 얻고 미술관 공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7년 10월 구속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9년 4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