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日 원전 인근 바닷물서 방사성 물질 검출
입력 2011-03-22 23:22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인근 바닷물에서 안전 기준을 최대 126배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도쿄전력은 22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전날 오후 원전 방수구 주변에서 바닷물 0.5ℓ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방사성 요오드(I) 131이 일본 정부 규제 기준의 126.7배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세슘(Cs) 134가 기준의 24.8배, 세슘 137이 16.5배 확인됐다. 이 물을 3일간 마시면 일반인의 연간 한도에 해당하는 방사선 피폭을 당한 것과 같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들 물질은 어패류의 체내에 들어가 농축되며, 인체에 흡수될 경우 호르몬 생성과 신진대사 조절을 담당하는 갑상선에 축적돼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도쿄전력이 오후 다시 4곳에서 해수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원전에서 남쪽으로 16㎞ 떨어진 지점에서 방사성 요오드 131이 기준의 16.4배 나오는 등 4곳 모두 기준을 넘었다. 도쿄전력은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바닷물 오염이 광범위하게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죄했다.
아사히신문은 핵분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대표적 생성물인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나온 것을 토대로 “원자로나 사용후 핵연료 저장 수조 내부의 핵연료가 손상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이날 “바닷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지만 바로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앞으로 바다 오염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후생노동성은 도쿄 인근의 지바(千葉)현과 이바라키(茨木) 현 등 수도권 연안에서 채취되는 해산물에 대해 방사성 물질 검사를 강화할 것을 관련 부처에 요청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