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압수수색… 편법 지분취득 의혹

입력 2011-03-22 18:32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22일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의 편법 지분 취득 의혹과 관련해 그룹 본사와 계열사 등 8∼9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오전 10시40분쯤부터 서울 용산구 그룹 본사와 인근 계열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담 회장의 지분 변동 과정과 조달 자금의 흐름이 담긴 각종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전산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담 회장이 2000년 6월 계열사였던 온미디어가 7년 만기로 발행한 14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가운데 33만여주의 신주인수권을 2억원에 사들인 뒤 BW 행사가격을 고의로 낮게 책정해 부당이득을 얻은 정황이 있다며 국세청이 수사의뢰함에 따라 내사해 왔다.

담 회장은 2005년 주당 2만5000원에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온미디어 주식 16만5000주를 인수했다가 지난해 6월 CJ그룹에 온미디어를 매각하면서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담 회장은 5년 만에 20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담 회장이 편법으로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 수십억원을 횡령하고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도 수사할 방침이다. 오리온그룹 계열사가 서울 청담동에 지은 고급 빌라 부지를 시행사에 헐값 매각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오리온그룹은 2001년 9월 모그룹인 동양그룹에서 제과업과 엔터테인먼트 업종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하며 설립됐다. 담 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의 둘째 사위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