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특수… 동일본 지진 여파 예약자 최대 배 이상 증가

입력 2011-03-22 22:14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여행을 기피하면서 중국 여행 예약자가 여행사별로 최대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일부 국가가 여행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여행객은 방사선 피폭을 우려해 일본을 경유하는 항공편까지 취소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이달 셋째 주 여행 예약자가 일본 지진 이전인 둘째 주에 비해 목적지별로 중국 108.3%, 미주 68%, 유럽 51.2%, 동남아 46.6% 늘었다고 22일 밝혔다. 일본 여행객은 3월 중순∼4월 출발 예정이던 1만여명이 지난 11일 지진 이후 거의 모두 예약을 취소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 여행은 출발일 기준으로 4월 말 예약까지 대부분 취소돼 업무상 목적을 제외하고는 일본 방문자가 없다”며 “중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진 이후 지금까지 일본 여행 취소자는 모두투어 6000여명, 자유투어·롯데관광 각 2000여명 등으로 집계됐다. 여행사마다 3∼4월 출발 예정이던 여행의 취소율은 100%에 육박한다. 5월 출발하는 여행 일정도 취소 문의가 줄을 잇고 신규 예약은 전무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일본행을 포기한 여행객은 대개 중국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여행사마다 중국 여행 예약자가 10∼100%씩 늘었다. 거리가 일본만큼 가깝고 비용이 저렴해 같은 여행 기간과 예산으로 소화하기에 가장 무난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방사선 노출 가능성 탓에 여행객들이 일본을 경유하는 일정까지 기피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회사원 임모(31)씨는 “가족여행을 가려고 일본 나리타 공항을 경유하는 하와이행 항공편을 예약했다가 최근 취소했다”며 “경비가 더 들더라도 직행하는 항공기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항공사는 당초 공지한 무료 환불·변경 기간을 연장했다. 대한항공은 항공편 이용일 기준으로 지난 14일까지였던 무료 환불 항공권 범위를 5월 31일까지로 늘렸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7일까지인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