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동 “강재섭 완주 못할 중대 결격 사유 있다”… 재보선 벌써부터 네거티브戰
입력 2011-03-22 18:12
4·27 재·보궐 선거 출마자들이 경선 과정에서부터 같은 당, 상대 당 후보를 가리지 않고 ‘흠집내기 식’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거가 존재하는 한 네거티브 캠페인을 동반한다’는 정치권 속설이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한나라당 박계동 전 의원은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같은 당 유력후보인 강재섭 전 대표에 대해 “공천을 받아도 완주하지 못할 중대한 결격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격 사유가 “강 전 대표의 개인적인 문제”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강 전 대표는 박 전 의원 공세에 대응하지 않았다. 대신 분당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을 버리고 상대 당으로 가버린 손 대표는 광명에서 국회의원을 하고, 종로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하고, 또 분당으로 온다고 하는 ‘철새’”라고 비판했다.
MBC 사장 출신인 한나라당 엄기영, 민주당 최문순 두 강원지사 예비후보의 네거티브전도 점입가경이다.
엄 전 사장은 21일 성명을 내고 “언론탄압과 민주당 정권에 앞장서 MBC를 장악한 장본인은 바로 최 의원”이라며 “MBC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까지 넘겨받은 것은 민주당이 방송 장악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데 대한 보상 차원”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최 의원은 엄 전 사장이 ‘PD수첩은 흠결 많은 프로그램’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언론인을 지내신 분이 할 수 있는 발언인지 귀를 의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은 연일 지도부 발언, 논평 등을 통해 융단폭격 식으로 ‘엄기영 때리기’를 하고 있다. 정세균·천정배 최고위원은 기회 있을 때마다 엄 전 사장을 “줄타기의 명인” “줏대 없는 변절자”라고 깎아내리고 있다. 김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엄 전 사장이 변절의 구차함도 모자라 이제는 악의적 중상모략도 서슴지 않는다”고 신랄하게 공격했다.
아울러 경남 김해을 공천을 신청한 한나라당 예비후보 7명이 같은 당 예비후보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연일 비방하는 바람에 김 전 지사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네거티브 공세 과열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후보들이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검증’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나서고 있으나, 네거티브 캠페인은 정치판 전체를 진흙탕으로 만들어 정치 불신을 가중시키며 자신의 지지기반마저 허물어뜨리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장희 김호경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