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평양노회… 지방회가 직접 미얀마·태국에 교회 세웠다
입력 2011-03-22 19:59
총회의 하위 조직이자 지역 교회의 상위 기구인 노회(지방회)가 선교와 목회자 복지에 직접 나서기는 상당히 어렵다. 총회와 달리 재정 구조가 취약한데다 지역 선후배 목회자, 장로들이 함께 일을 하다보니 이해관계를 조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임원 임기도 1년밖에 안 되기에 보통 행정처리 조직이나 친목단체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평양노회는 이런 관례에서 벗어나 직접 선교와 복지 사업에 뛰어든 대표적인 케이스다. 고영기(서울 상암월드교회) 목사는 지난해 4월 노회장에 취임하면서 회의비 절약과 교통비 미지급을 선포했다. 대신 해외교회 개척과 은퇴 교역자, 미자립 교회 목회자, 군목 생활비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회기만 해도 임원들이 25차례 이상 회의를 가졌습니다. 10여명이 모일 수 있는 식당도 빌리고 교통비도 지급해야 했지만 그 돈을 아껴 복지와 선교 사업에 투자하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노회원들에게 이런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만장일치로 동의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아껴진 2000여만원의 비용은 목회자 복지와 선교지 교회 건축을 위한 종자돈이 됐다. “총회세계선교회 산하 선교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교회 건축 신청을 받았습니다. 고심 끝에 2개 지역을 선별했지만 어느 한 곳도 제외시킬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어요. 어쩔 수 없이 노회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런 취지에 동의하는 노회 소속 왕성교회 평강교회 동도교회 삼일교회 등이 십시일반 선교비를 보내왔고 4000만원을 모았습니다. 이게 바로 총회장 4명과 장로 부총회장 1명을 배출한 평양노회의 저력이라고 봐요.”
노회는 지난 15일 미얀마 실롱징교회와 17일 태국 실라삼교회를 준공했다. 노회는 총회의 미약한 은급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군목 7명과 원로목사 5명에게 매달 15만원씩 목회활동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3명의 은퇴 목사와 7개 미자립 교회 목회자에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총신대와 칼빈대에도 7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평양노회에는 현재 98개 교회가 소속돼 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