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너는 네 길을 돌이켜

입력 2011-03-22 17:50


열왕기상 19장 15~18절

갈멜산에서 바알 숭배자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후, 아합과 이세벨에 의해 목숨의 위협을 느낀 엘리야는 살길을 찾아 도망가게 됩니다. 유대 땅 브엘세바로, 광야로, 마침내 40주야로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릅니다. 그곳 굴에서 엘리야는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으며 오직 나만 남았거늘 그들이 내 생명을 찾아 빼앗으려 하나이다”(10절)고 고백합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나타나셨는데, 갈멜산에서와 같이 크고 강한 바람과 지진, 불 가운데 계시지 않고, 세미한 소리로 엘리야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네가 어찌 여기 있느냐”(13절), “너는 네 길을 돌이켜 광야를 통하여 다메섹에 가서 이르거든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의 왕이 되게 하고 너는 또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게 하고 또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너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16절)고 말씀하십니다.

연말연시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일어난 온라인(페이스북) 혁명의 물결이 초대교회의 찬란한 유산을 간직한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에 이르렀습니다. 극소수만을 살찌우고 다수를 소외시키는 신자유주의적 개혁으로 인한 만성적인 물가 상승과 빈부격차, 높은 실업률, 비민주적으로 탄생한 정권의 장기 독재와 측근의 부패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민중으로 하여금 새로운 민주화 역사를 창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지구촌 곳곳에 이러한 새로운 바람이 불 때, 오늘 본문 말씀은 우리에게 비록 세미하지만 광대한 음성으로 말씀하십니다.

첫째, “여기 있지 말고 길을 돌이켜 광야를 통하여 가라.” 여기는 하나님의 산 호렙입니다. 여기 머물지 말고 목숨의 위협을 느껴 도망 온 그 길로 가되, 광야를 통하여 가라는 것입니다. 광야는 고독한 영성의 자리입니다. 하나님께 사명을 받고 광야의 영성을 회복하라는 것입니다. 그 옛날 로마의 박해를 피해 도망가던 베드로에게 나타나 “쿼바디스 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물음에 “로마로!”라고 말씀하셨던 예수님의 음성을 듣는 듯합니다.

둘째,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의 왕이 되게 하고,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게 하라.” 예후와 하사엘은 안과 밖에서 아합과 이세벨을 공격합니다. 마침내 이스라엘의 예후 혁명을 통하여 부패하고 타락했으며 하나님을 섬기지 아니하고 우상을 섬겼던 왕조는 무너집니다(왕하 9:36, 10:17).

셋째,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너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 엘리사는 엘리야에게 ‘당신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갑절이나 내게 있게 하소서’(왕하 2:9) 했던 선지자입니다. 그를 통해 하나님은 엘리야의 놀라운 역사를 잇도록 하십니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을 만나고, 그곳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길을 돌이켜 광야의 영성을 회복하며 사명의 불씨를 되살려야 합니다. 예후 혁명과 같은 새 역사의 기초를 일구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보다 뛰어난 제자들을 양육해야 합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000인을 남겨두실 것이며(왕하 19:19) 마침내 엘리야처럼 회리바람을 타고 승천하는 복을 주실 것입니다(왕하 2:11).

최병학 부산 항남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