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대한기독교회 총간사 홍성완 목사 “日 구호, 현지 교회와 협력하면 효과 200%”
입력 2011-03-22 19:06
“일본에는 쉽사리 한국으로 갈 수 없는 재일동포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십시오. 이들의 신앙과 생활에도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올해로 설립 103주년을 맞은 일본 내 100여개 한인교회 연합체인 재일대한기독교회 총간사 홍성완(사진) 목사가 일본 내 한인교회들의 상황을 종합해 전해왔다. 또한 일본 지원을 계획한 한국 교회 및 단체들에 일본 교회 및 재일동포 교회들과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홍 목사에 따르면 재일대한기독교회는 전국을 5개 지역으로 나누는데 그중 ‘관동 지방회’에 속하는 교회 중 8곳이 지난 11일 대지진과 쓰나미의 피해를 입었다. 본부는 이번 주 중으로 해당 교회 교역자들에게 ‘피난 권고’를 내릴 예정이다. 홍 목사의 보고에 따르면 미야기현 센다이 교회는 사모와 자녀, 교인들 일부가 한국으로 피신했으나 담임목사는 남아서 복구와 이재민 구호에 힘쓰고 있다.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는 방사능이 유출되는 원자력발전소와 불과 50㎞ 떨어져 있어 일본인 성도들조차도 자녀를 한국으로 피신시키는 방법을 문의하는 상황이다.
아오모리현 미사와 교회는 일본 가정에 시집 온 한국인과 미군 가족은 한국 또는 미국으로 이미 피신했지만 재일동포들은 피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 중 이재민들은 생필품과 휘발유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바라키현 미토 교회는 한국에 연고가 있는 교인들이 두려움을 호소해와 담임목사 부부가 지난 15일 밤에 차량을 동원해 8명을 교토 공항으로 데려다 준 후 다시 교회로 돌아갔다. 히타치 교회에서는 여성 목사 혼자 엉망이 된 교회를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홍 목사는 이 같은 보고와 함께 “이미 5세가 출생하고 있는 재일동포들은 일본 생활을 간단히 포기하고 한국에 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교단과 교회들이 파송 선교사의 안전을 염려하며 지원하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재일동포에 대한 신앙과 생활의 지원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장기 파송 선교사 자녀들도 과거의 예를 볼 때 일본에 정착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번 지진으로 ‘언제든 한국으로 돌아갈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은 좋지 않으리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한편 홍 목사는 한국의 교단과 교회가 일본을 지원할 경우 일본 기독교계가 구성 중인 초교파 재해구호 및 봉사활동 모임과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여기에는 일본기독교단, 일본그리스도교회협의회(NCCJ) 등도 참여하고 있다고. 다만 긴급히 물자를 지원하려는 경우 이미 활동 중인 구호단체, 즉 일본 월드비전 또는 국제기아대책기구 등을 통할 것을 권고했다.
홍 목사는 곧 센다이로 건너가 그곳의 ‘초교파 기독교연합 재해지원 네트워크’와 회의를 한다면서 “지난 18일 이미 30여명의 대표들이 모여 회의한 결과 ‘23일까지 공식 홈페이지와 후원 계좌를 개설하되 각 단체 활동의 독자성은 존중한다’는 내용을 결의했다”고 전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