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균 활용해 암치료 방법 첫 개발… 충남대 신성재·부산대 박영민 교수팀, 백신 효능 동물실험 입증
입력 2011-03-21 19:39
국내 연구진이 결핵균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병균을 활용해 또 다른 강력한 질병인 암을 잡는 일종의 ‘이이제이(以夷制夷·적을 이용해 다른 적을 퇴치하는 전략)’의 치료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 신성재·부산대 미생물학교실 박영민 교수팀이 결핵균의 특정 단백질과 세포를 이용해 암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백신을 최초로 개발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암 분야 권위지 ‘캔서 리서치’에 실렸다.
연구팀은 결핵균 중 가장 강력한 병원성 인자(HBHA: 헤파린결합 헤마글루틴 항원)의 특성을 지닌 단백질을 만들어 암에 걸린 쥐에 주입하자 암세포의 괴사가 촉진되고 종양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드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HBHA가 다양한 면역반응을 키워 항암 효과를 나타내고, 면역 수용체(TLR4)를 매개로 이런 작용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결핵균의 특정한 항원을 면역보강제로 이용, 난치성 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만큼 경제적 가치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