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헬기 저수지에 추락하자 주저없이 옷 벗고 뛰어들었다… 사고 현장서 동료 2명 구조한 소방관
입력 2011-03-21 19:38
한 소방관의 죽음을 무릅쓴 구조활동이 동료 소방관 2명의 목숨을 구해냈다.
지난 19일 충남 서산시 해미면 일대에서 산불 진화 중인 소방헬기 추락으로 소방관 1명이 숨진 가운데 나머지 탑승자 2명을 구조한 서산소방서 소방관의 용기가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강용주(38·서산소방서 안면도 119안전센터 소속 소방교·사진) 소방관.
강 소방관은 대곡저수지에 소방헬기가 추락했을 당시 곧바로 저수지에 뛰어들어 기장 오모(46)씨와 부기장 최모(55)씨를 구해냈다. 강 소방관은 안전장비도 없이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속옷 차림으로 차가운 물속에 뛰어드는 용기를 보여줬다. 당시 서산시 직원들은 저수지 일대에서 산불 진화를 위해 비상근무를 하고 있던 터여서 헬기가 추락하는 모습과 강 소방관이 구조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모두 목격했다.
시 관계자는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고로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강 소방관이 곧바로 저수지에 뛰어드는 것을 보고 다들 감탄했다”면서 “우수 공무원 포상을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조에 나섰던 강 소방관은 현재 폐에 물이 차고 저체온 증세를 보여 서산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상황이 너무 급박해 잠수장비 등을 착용할 경우 인명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해 서둘러 구조에 나섰다”며 “수영과 잠수 실력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해병대 출신이자 응급구조사인 강 소방관은 사명감과 의협심이 강해 주위로부터 ‘만능 소방관’이란 칭찬을 받아 왔다. 잠수기능사, 수상인명구조원 자격증, 산악안전 강사 등 각종 자격증을 갖고 있다. 철인 3종 경기에 참여했을 정도로 체력도 강인하다.
동료인 남경목(34) 소방관은 “강 소방관은 각종 화재 현장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 왔다”며 “평상시에도 궂은일을 도맡아 할 정도로 희생과 봉사정신이 강하다”고 말했다.
서산=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