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공격] 관저에 미사일 ‘쾅’… 카다피는 없었다

입력 2011-03-22 01:25

리비아 또 “정전”… 反정부측 “8000명 사망”

다국적군이 20일 밤(현지시간) 리비아에 대한 두 번째 공습을 감행했다.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과 전투기로 리비아 대공망을 파괴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관저도 미사일에 폭격당했다.

존 로리머 영국군 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영국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지중해에 있는 트라팔가급 잠수함에서 발사했다”고 밝혔다. 리비아 국영방송은 서방의 미사일 공격으로 카다피 관저가 거의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폭격 당시 카다피는 관저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폭격으로 카다피 아들 카미스가 화상을 입은 뒤 사망했다고 아랍권 매체인 아라비안 비즈니스뉴스가 전했다. 리비아 보건당국은 “서방의 공격으로 64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다국적군은 “민간인 희생이 발생한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국적군은 아즈다비야 외곽 등 리비아 동부에도 추가 공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벵가지 인근까지 진격했던 리비아 정부군은 이 때문에 벵가지 남쪽 150㎞까지 퇴각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날 이탈리아와 덴마크도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카타르는 아랍국가 중 처음으로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에 전투기를 보내 합류하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작전 합류 의사를 밝혔다. 캐나다도 48시간 이내에 군사작전에 참여한다. 이라크 정부도 국제사회의 개입을 지지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 빌 고트니 해군 중장도 기자회견에서 “이번 공습이 카다피 정권의 대공망을 매우 효과적으로 파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작전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리비아 방공망 파괴에 성공한 다국적군은 카다피의 병참 지원선 차단을 다음 목표로 설정했다.

러시아, 중국, 아랍연맹(AL), 이란, 베네수엘라, 베트남 등은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을 비난하거나 유감을 표시하는 등 국제사회가 리비아 공습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21일 러시아 쿠즈네초바 해군 아카데미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국제동맹의 틀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을지 검토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1일 오후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비공개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리비아군은 20일 오후 9시부터 즉각적인 정전을 발표하고 이를 지키도록 모든 부대에 명령을 했다고 리비아군 대변인이 밝혔다. 정전 발표는 적대행위를 즉시 중지하라는 아프리카연합(AU)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벵가지, 미스라타 인근에서 교전이 계속됐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압델 하피즈 고가 리비아 반정부 세력 대변인은 “지금까지 카다피 퇴진 시위에 참여한 사람 중 80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