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삼성화재 “경험이 우리 자산”… 베테랑들 앞세워 프로배구 PO 진출

입력 2011-03-21 19:17

큰 경기에는 경험만큼 좋은 자산은 없다.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 경험 많은 노장들이 중용되는 이유다. 이들은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법을 안다.

2010∼2011 프로배구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삼성화재는 최다인 5회 우승을 노리고 있고 LIG손해보험은 5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 노련함의 차이가 컸다. 삼성화재는 20일 3차전 1세트에서 22-24로 몰려 패배 일보직전까지 갔다. 2차전을 LIG손보에 내줘 자칫 1세트를 내줄 경우 분위기를 빼앗길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 그러나 삼성화재에는 조승목, 여오현 등 백전노장들이 버티고 있었다.

삼성화재는 가빈의 백어택으로 한 점 따라붙은 뒤 LIG손보의 속공을 조승목이 블로킹, 24-24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여오현은 24-25에서 상대 블로킹을 맞고 코트에 떨어지는 볼을 걷어올려 동점의 발판을 만들었고 이어 상대 주포 페피치의 스파이크를 몸을 날려 디그에 성공, 가빈의 강타로 앞서 갈수 있었다.

지난 4년간 이렇다할 큰 경기를 치러보지 못했던 LIG손보는 1세트에서 다잡은 경기를 놓친 뒤 전의를 잃고 0대 3으로 완패,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1세트 위기에서 큰 경기 경험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 원인이 됐다”며 노장들의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자부의 흥국생명은 노련함을 바탕으로 난적 도로공사에 2연승,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기게 됐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강서브를 무기로 무섭게 달려든 도로공사에 3승3패로 상대전적에서는 비겼으나 도로공사에 2위를 내준 채 3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하지만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2008∼20009시즌에는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을 거쳐 정상을 밟았던 흥국생명에는 경험이란 무기가 있었다.

김사니, 한송이, 전민정, 김혜진, 주예나 등 주전 대부분이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했고 국가대표 주전 세터 김사니의 현란한 볼배급은 흥국생명 최고의 강점이었다. 반면 4년만에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도로공사는 극도의 긴장속에 자신의 강점인 서브를 살리지 못한 채 플레이오프 2패째를 당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