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T 살림꾼 박상오 “올레! MVP”
입력 2011-03-21 19:16
“전 없습니다. 저희 선수들이 너무 훌륭해서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기간 중 맞대결할 팀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전창진 KT 감독은 소속 선수들에 대한 무한신뢰를 나타냈다. KT를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전 감독은 하지만 “오늘 이 행사로 프로농구 일정이 끝났으면 좋겠다”며 플레이오프에 대한 부담감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6강 감독과 선수들은 우승 트로피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꼴찌팀 KT를 맡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고도 KCC에 밀려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한 전 감독은 “우리가 우승을 차지해 조성민이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챔프전 탈락의 아픔을 줬던 KCC를 챔프전 희망 상대로 꼽은 반면 전자랜드와 삼성은 피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6강 플레이오프에서 2년 연속 맞대결하는 강동희 동부 감독과 강을준 LG 감독은 5차전까지 가는 장기전을 예상했다. 지난해 3연승으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은 강동희 감독은 “3차전에서 끝나는 게 바람이지만 LG도 대비를 한 만큼 4, 5차전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T에 밀려 정규리그 2위를 기록한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선수 때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고, 코치 때도 우승했는데 감독을 맡아서도 우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로농구 출범 후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경우는 아직 없다. 허재 KCC 감독은 “하승진, 전태풍, 추승균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발표된 정규리그 MVP에는 KT의 박상오가 수상자로 결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유효표 78표 중 43표를 얻은 박상오는 29표에 그친 전자랜드 문태종을 제치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54경기에 출전 경기당 14.9득점, 5.1리바운드를 한 박상오는 “농구공을 다시 잡지 못할 뻔했는데 기회를 주신 중앙대 강정수 감독께 감사하다”며 “중앙대에 복귀해 서너살 어린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힘들었는데 잘 버텨서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상오는 중앙대 시절 출전 기회가 많이 없자 일반병으로 입대한 후 테스트를 거쳐 다시 중대 농구부로 복귀한 전력을 갖고 있다.
감독상은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승(41승) 기록을 세운 전 감독이 2년 연속 수상했고, 신인상은 인삼공사 박찬희에게 돌아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