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공격] 카타르 등 아랍4국, 군사작전 가담·지지 왜… 주변 강국과 어깨 견주기 포석

입력 2011-03-22 01:32

아랍권 국가들이 잇따라 다국적군의 대(對)리비아 군사작전에 합류하거나 이를 지지해 그 배경과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타르에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에 합류키로 했다. 요르단과 모로코는 공습을 지지했다.

이라크 정부는 유엔의 승인을 받은 국제사회의 행동은 무엇이든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지원은 전투력 향상이라는 단순한 전략적 개념을 뛰어넘어 서방 주도의 아랍국가에 대한 공격에 아랍권의 지지가 더해진다는 상징성이 있다.

다국적군은 리비아 군사작전 단행에 앞서 아랍권의 반감을 누그러뜨리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아랍국가들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폭정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필요성엔 대체로 공감한다. 그러면서도 이번 작전이 서방 주도로 이뤄진다는 점 때문에 불편한 입장이었다.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에 이어 불과 10년 사이 이슬람국가에 대한 서방의 세 번째 군사작전에 선뜻 동의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 일부 아랍국가가 리비아 공격의 선봉에 선 것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등 아랍권 강국들과 어깨를 견주려는 의도도 있다. 참전 의사를 밝힌 나라들은 중재 외교에 강점을 보이며 역내 영향력을 키워 왔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번 리비아 사태를 계기로 목소리를 키우며 보다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의 군사적 참여는 아랍권 내에서 논란을 야기할 전망이다. 아랍권은 이슬람교라는 동일 종교를 믿고 아랍어라는 동일 언어를 사용하는 등 정서적 일체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아랍국가가 다른 아랍국을 공격한 사례는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유성열 기자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