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공격] 美지휘 없이 나라별 ‘각개전투’… 다국적군 변했다
입력 2011-03-21 21:49
서방 국가들의 이번 리비아 공습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다국적 군사행동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합사령부가 없으며, 군사행동에 참여하는 각국의 목표는 물론 작전명이 다르다는 게 특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의 칼럼니스트 도일 맥마너스는 20일 칼럼에서 “미국이 모든 작전을 지휘하지 않는 이번 군사행동이 성공할 경우 새로운 다국적군 모델 자체가 무아마르 카다피를 제거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칼럼은 리비아 공습을 두고 고심하던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다른 국가가 군사 행동을 주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승인할 때만 군사 개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프랑스와 영국이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통과를 이끌었고, 리비아 군사 개입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이 주도한 소말리아 및 르완다 내전, 이라크 전쟁 등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고 있지만 연합군 운용에 필수적인 지휘라인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점도 새롭다. 프랑스 국방부의 한 소식통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앙사령부가 없는 현 단계에서 각 나라는 상황에 따라 각국의 개별본부를 조율하면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리옹 근처의 공군 방어통제센터가 있는 베르덩에서 작전을 지휘 중이고, 영국은 런던 교외의 노스우드에서, 미국은 독일의 람스테인 공군기지를 지휘본부로 활용하고 있다.
통합된 단일 지휘라인이 없는 건 군사행동에 나선 각국의 목표가 다른 점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카디피 제거 혹은 축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미국은 “군사 개입의 목표는 카다피 축출이 아니라 리비아 민간인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제한적 군사작전임을 강조하고 있다.
각국의 작전명도 다르다. ‘오디세이 새벽(Odyssey Dawn)’은 미국의 작전명이다. 프랑스의 작전명은 12월부터 2월에 걸쳐 사하라 사막에 부는 무역풍을 뜻하는 ‘아르마탕(Harmattan)’, 영국의 작전명은 ‘엘라미(Ellamy)’, 캐나다는 ‘모바일(Mobile)’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