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새우·해파리떼도 ‘고장’의 주범

입력 2011-03-21 18:40

21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21기에서 발생한 643건의 고장 가운데 외부 영향에 따른 고장은 총 46건(7.2%)이다.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현상뿐 아니라 새우떼나 해파리떼 등 해양생물(19건)도 원전 고장의 주범이다.

일반적으로 원전에서는 스팀터빈을 운전한 뒤 배출되는 증기를 냉각하기 위해 바닷물을 이용한다. 그런데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취수구에 새우떼나 해파리, 때로는 가시고기떼 등이 들러붙어 취수구를 막는 바람에 고장을 일으키는 것이다.

울진 1·2호기의 경우 2001년 4월과 2006년 5월 등 총 11차례 새우떼나 해파리떼가 원전 취수구에 유입되면서 원전 내부에 있는 복수기(증기 냉각장치)의 압력이 낮아져 터빈·발전기를 수동으로 정지한 적이 있다.

1988년 2월에는 고리 4호기에 큰가시고기떼가 취수구로 몰려와 원자로와 터빈 작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원전기술원 관계자는 “주로 해수온도가 올라가는 5월부터 8월 사이 동해 바닷가 인근에 위치한 울진 원전에서 해양생물 유입에 따른 고장이 발생했다”면서 “최근에는 취수구 앞에 어망이나 스크린 등을 설치해 생물 유입을 미리 막고 있어 고장 발생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해양생물 외에 태풍에 따른 고장도 12건이나 됐다. 2003년 9월 11∼12일 전국을 강타했던 초대형 태풍 ‘매미’가 대표적이다. 당시 고리 1·2·3·4호기와 월성 2호기는 원전 송전선이 끊어지면서 한때 원자로가 정지되기도 했다.

이밖에 낙뢰(벼락)에 따른 원자로 자동 정지도 7차례 발생했다. 지진과 관련해서는 2007년 1월 20일 강원도 오대산 지진(규모 4.8) 발생 당시 울진 1호기에 한 차례 지진 경보가 발생된 게 전부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