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공격] 리비아 군사개입 결정까지… 백악관, 96시간 4차례 회의 격론
입력 2011-03-21 18:35
오바마 “작전 수일 내 끝내야” 결단
미국이 대(對)리비아 공습 작전으로 가닥을 잡은 건 지난 15일(현지시간)이다. 하루 동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주재의 고위 안보관계자 회의가 두 번이나 열렸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그 뒷얘기를 전했다.
15일 오후 4시 백악관 지하 상황실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주재한 리비아 관련 회의가 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추가적이고 구체적인 외교적·군사적 옵션 마련을 지시했다.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국가안보회의(NSC) 팀은 ‘군사 개입과 광범위한 인도적 지원,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3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2차 회의(밤 9시15분)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회의에선 군사개입과 신중론이 맞섰다고 한다. 개입론자들은 과거 르완다와 발칸에서 미국이 주저하는 사이 대량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밤 11시까지 계속된 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대사에게 안보리로부터 “필요 조치들에 대한 지지를 얻을 것”을, 도닐런 보좌관에게는 국방부로 하여금 작전계획(OP)을 수립토록 지시했다.
16일 오전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은 군사작전 계획을 백악관에 보고했다. 17일 백악관에서는 외교안보 장관들이 다시 모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개입이 여러 주 동안 지속되지 않고, 여러 날이 돼야 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날 밤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이 포함된 유엔 안보리 결의 1973호가 통과됐다. 18일 오후 오바마 대통령은 TV생중계를 통해 카다피에게 사실상 최후통첩 성명을 발표했다.
브라질 방문길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낮 12시 도청방지 전화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멀린 합참의장, 도닐런 보좌관 등과 마지막 회의를 가졌다. 이후 공습 관련 성명이 작성됐고, 오후 4시 ‘오디세이 새벽’ 작전이 시작됐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