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 21기 총 643차례 고장… 20년 넘은 원전 고장 75% 차지
입력 2011-03-21 21:52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에서 총 643차례 고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년 이상 된 원전에서 발생한 고장은 전체의 75%에 달해 노후 원전에 대한 안전성 점검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본보가 21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OPIS)에 등록된 ‘원전 사고·고장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운영 중인 원전 21기에서 총 643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부지별로는 1978년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원전(1∼4호기)이 278건(43.2%)으로 가장 많았고, 영광 원전(1∼6호기) 151건(23.5%), 울진 원전(1∼6호기) 111건(17.3%), 월성 원전(1∼4호기)이 95건(14.8%)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안전성에 대해 집중 점검을 실시키로 한 20년 이상 된 원전의 고장 건수는 485건으로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해당 원전은 고리 1·2·3·4호기와 월성 1호기, 영광 1·2호기, 울진 1·2호기 등 9기다.
고장 원인별로는 온도나 압력 등을 수치로 나타내는 부품 등의 ‘계측결함’이 188건(29.2%)으로 가장 많았다. 기계결함과 전기결함은 각각 173건(26.9%), 117건(18.2%)으로 뒤를 이었고, 인적 실수도 119건(18.5%)이나 됐다. 고장이 발생한 위치별로는 증기발생기에서 터빈으로 흐르는 2차 계통에서 441건(68.6%)이 발생, 원자로에서 증기발생기에 이르는 1차 계통(202건)의 배가 넘는다.
노후 원전은 잦은 고장도 문제지만 지진 등 외부 충격이 있을 경우 정상 원전보다 상대적으로 큰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노후 원전에 대한 안전성 확보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녹색연합 윤기돈 사무처장은 “국내 원전의 잠재적 사고 위험성이 높은 만큼 유사시를 대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