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개혁은 구성원 스스로의 참회에 달렸다… 교계 지도자들의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제언

입력 2011-03-21 21:10


“매주 강단에 설 때마다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솔직히 한국교회에서 문제가 되는 사람은 모두 합해 봐야 100명도 채 안 된다.”

폭로 기자회견, 고소·고발, 폭행, 금전문제, 성문제…. 안티 기독교 세력이 견고하고 ‘종교편향’ 프레임이 견고한 상황에서 꼬리를 무는 일부 교회의 치부가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목회자와 성도들은 평행선을 달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사태를 보며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중량감 있는 목회자들은 현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다수의 목회자들은 현재 제기되는 개혁의 목소리에 의문을 제기했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목사는 “하나님께서 돈과 명예 등 큰 축복을 주셨는데 일부 목회자들이 충분한 훈련과정과 실력 없이 그걸 갖다 보니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홍 목사는 “특히 최근 개혁을 부르짖는 일부 목회자들의 모습을 보면 한국교회에 대한 애정조차 없는 비정한 사람들이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김경원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도 “한기총 사태만 하더라도 개혁이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밖에서 문제가 튀어나오는 바람에 한국교회 전체가 비난받는 반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문제 제기는 좋을지 모르지만 개혁이나 사태 수습을 위한 길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김명혁 강변교회 원로목사는 “세계 기독교 역사는 모세와 여호수아, 사무엘 등 하나님의 사람 몇 사람에 의해 바뀌어 왔다”면서 “진정한 개혁은 폭로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 ‘내가 한국교회의 아간과 같은 존재입니다’라고 애통해했던 길선주 목사님과 같은 회개의 사람, 겸손의 사람,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나올 때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사심(私心)을 내려놓고 공공성과 윤리의식을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는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문제는 개인윤리에만 치중하고 사회윤리와 집단윤리는 간과하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라며 “연합기관이 기본적 윤리와 신학적 소양을 갖추지 못한다면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기는커녕 과감하게 정리해야 할 자기과시적인 단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는 “최근 일련의 사태는 ‘결자해지’라는 말처럼 우리가 저지른 일이니 결국 우리가 풀어야 하는 집안문제”라면서 “서로의 잣대가 다르겠지만 사심을 버리고 성경으로 돌아가 회개하고 자기 살을 도려내는 아픈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