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민주·참여당 단일화 진통… 경선 방법론 놓고 신경전

입력 2011-03-21 18:17

4·27 재보선 여야 딜레마

4·27 재·보선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요 전략지역의 후보 공천 문제가 난마처럼 얽히면서 여야가 각기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 경기도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당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출마 문제와 당내 역학관계 등이 얽혀 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선에서는 야당들끼리 후보단일화 방식을 놓고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은 21일 경남 김해시 장유문화센터에서 김해을 국회의원 후보자 선출대회를 열어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을 후보로 결정했다. 여론조사와 면접조사 결과 곽 후보는 52.5%의 지지를 얻어 47.5%에 그친 박영진 전 경남경찰청장을 따돌렸다.

민주당은 당초 ‘필승카드’로 여겼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출마를 포기한 이후 우여곡절 끝에 자당 후보를 확정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태다.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 농업특보 출신 이봉수 후보를 확정해 놓은 국민참여당과 후보단일화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양측 모두 양보할 뜻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루기 위해 김해에서 다시 민주당이 깃발을 올릴 것임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최근 자주 들렀던 강원도를 비우고 김해를 찾아 곽 후보와 함께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소 등을 방문했다.

이에 맞서 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이봉수 후보로의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유 대표는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참여당으로 야권후보를 단일화하면 한나라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든 이긴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다”며 “이것은 사실 야권은 물론이고 한나라당에서도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는 친노(親盧) 후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양당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야권연대를 이뤄야 한나라당 후보로 유력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이길 수 있다는 원칙론에는 별 이의가 없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민주당은 유권자 직접투표 방식의 국민참여경선으로 야권 단일후보를 선정해야 한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본선 경쟁력’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다. 반면 참여당은 조직 동원에서 민주당에 밀릴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여론조사 경선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자 ‘시민주권’ 등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이 중재안을 내놓고 22일까지 각 당이 수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중재안 요지는 국민참여경선 50%,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다음 달 3일까지 최종 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물론 참여당도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참여당 관계자는 “말이 좋아 국민참여경선이지, 실상은 민주당에 훨씬 유리한 조직동원 경선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