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유탄’ 화훼농가 돕기 온정 꽃핀다… 장미·파프리카 등 日 수출 길 막힌 농가 지원 확산

입력 2011-03-21 17:58

“장미 몇 송이 더 사고, 파프리카 몇 개씩 더 사 먹읍시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수출길이 막힌 농산물의 생산 농가를 돕기 위한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장미와 파프리카 등 수출 농산물은 본격 출하 시기이지만, 때를 놓치면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임실지역에서 생산되는 장미 100t을 국내 시장으로 돌리기 위한 캠페인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전북도는 14개 시·군과 교육청, 경찰청, 지방공기업 등에 협조 공문을 보내 ‘장미꽃 살리기’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전주비전대학은 22일 교내에서 일본 수출용 장미 300상자를 팔 예정이다. 비전대측은 이날 30송이가 담겨 있는 1상자를 원래 가격(2만3000원)의 65% 수준인 1만5000원에 판매한다.

앞서 전주시와 전주시화훼연합회는 최근 전주시내에서 ‘수출용 장미 판촉행사’를 열어 시중가보다 40%가량 싸게 판매했다. 수출용 장미가 일주일째 선적을 못 하자 자치단체 등이 거리로 나선 것으로 이날 하루에만 2000상자가 팔렸다.

충남도는 지역내 프리지어와 선인장 등 화훼농가의 수출 중단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파악, 화훼 팔아주기 운동 등 조만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프리지어 50만 포기를 수출할 예정이었던 부여화훼수출영농조합은 100박스(박스 당 80포기) 정도를 컨테이너에 선적했으나 수출은 중단된 상태다. 도 관계자는 “수출 농가 수가 많지는 않지만 해당 농가가 입고 있는 피해는 심각한 상태”라며 “조만간 중앙부처와 연계해 화훼 팔아주기 운동 등을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매달 400여t의 파프리카를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전남지역도 수출 타격이 우려됨에 따라 파프리카 사주기 운동 전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영월군 농가들이 268만3000달러의 꽃을 일본으로 수출한 강원도에서는 일본의 소비 위축으로 피해가 발생하면 5억원내에서 특수목적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세워두고 있다. 파프리카 수출 물량이 급감한 경남도 동남아 등 대체시장 개척이 쉽지 않아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전국종합=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