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오픈도어선교회 제프 테일러 회장… “한국교회, 北·파키스탄에 희망 전해야”

입력 2011-03-21 17:51


국제오픈도어선교회(오픈도어) 제프 테일러(56) 회장이 최근 방한해 파키스탄 샤바즈 바티 소수민족부 장관 암살과 관련한 소회를 쏟아냈다. 오픈도어는 정치·종교적 이유로 박해받는 전 세계 기독교인들을 격려하고 그들이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돕는 세계적 단체다.

테일러 회장은 설립자인 브라더 앤드류, 현 명예회장 요한 컴패년의 뒤를 이어 2008년부터 오픈도어를 이끌고 있다. 1980년 오픈도어와 인연을 맺은 뒤 미국오픈도어선교회에서 15년 일했고 이후 국제 커뮤니케이션과 개발 사역을 담당하는 책임자로 사역했다. 구 소련 시절 동유럽 지역에 성경을 들고 들어가 고난 받는 기독교인들에게 전달했던 경험이 있으며 전 세계 수많은 박해 지역을 방문해 현지 교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최근엔 이집트를 방문해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봤다고 전했다.

테일러 회장은 기자와 만나자마자 바티 장관 암살 사건 직후 현장 사역자에게 받은 이메일 내용을 소개했다.

“바티 장관을 죽인 범인들이 쏜 총의 화약 냄새가 아직도 진동합니다. 내가 맡는 냄새를 당신이 맡기를 바랍니다. 내가 흘리는 눈물을 당신도 흘리기 바랍니다. 내 근심이 당신의 근심이 되기를 바랍니다.”

테일러 회장은 사실적이고 감정적인 내용의 편지였으며, 글을 읽는 동안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마치 내가 거기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파키스탄 기독교인이 처한 절망과 소망 없음을 가슴으로 느꼈습니다.”

그는 전 세계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박해 받는 교회 현실을 알아야 한다며 한국교회 역시 외면하지 말기를 강조했다. 그는 박해 상황을 자세히 아는 것뿐 아니라 기도해야 하며, 기도 외에 행동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박해가 존재하는 해당 정부에 항의 편지를 쓰거나 고난 받는 교회를 직접 찾는 일 등이다.

하지만 이 같은 행동으로 전 세계의 박해가 멈추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엡 6:12). “예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박해는 항상 존재합니다. 박해 한가운데 있는 기독교인들과 교회들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힘을 주는 것입니다.”

그에 따르면 오픈도어 사역의 핵심은 박해받는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위로하고 힘을 주어 기독교인들이 현지에 계속 머물도록 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들이 현장에 있어야 복음이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도어 사역은 박해하는 나라를 민주국가로 바꾸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영역이 아닙니다. 우리 일은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잊혀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오픈도어는 이를 위해 다음달 말까지 전 세계 오픈도어 사역자들의 위로와 격려의 글을 모아 바티 장관의 유족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테일러 회장은 북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북한 기독교인 역시 격려와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같은 민족인 한국 기독교인들의 기도와 지지가 더욱 힘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몇 해 전 친구 한 명이 북한에 다녀왔는데 거기서 기독교인을 만났다고 합니다. 가슴에 십자가를 간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북한 기독교인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소외되고 잊혀진 사람들입니다. 한국교회의 책임이 큽니다.”

그는 하나님의 기적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기도라고 강조하며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일어난 지각변동은 지난 수십 년간 기도해온 결과라고 했다. 오픈도어는 1994년부터 ‘7년 기도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박해받는 땅을 위한 기도다.

“하나님은 모든 상황을 통제하시고 함께하십니다. 7년 기도를 마치고 뒤를 돌아보면 기도했던 제목들이 대부분 이루어진 것을 목격했습니다. 하나님이 역사 속에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주님의 이름이 영광을 받으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