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 대지엔 새싹, 마음 밭엔 溫故知新(온고지신)

입력 2011-03-21 17:46


넷 북이 나온 이후 스마트폰이 핸드폰 시장을 점령했고 뒤이어 ‘손 안의 노트북’ 아이패드와 갤럭시 탭 등이 줄지어 선보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미디어 환경이 들썩거리며 변하는 지금, 사람들은 ‘21세기의 파피루스’ 전자종이를 통해 각종 지식과 정보를 간편하고 빠르게 다운로드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아무리 디지털 미디어가 발달해도 ‘책’이 갖고 있는 고유한 기능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독서라는 간접 경험을 통해 감성 능력, 즉 남을 이해하는 능력, 동정심, 인내심, 용기, 투지를 얻을 수 있다.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옛것을 버리고 새것만 추구하는 세대에서 온고지신(溫故知新), 즉 옛것을 연구해 새로운 지식이나 도리를 찾아내는 일은 책만이 줄 수 있는 덕목이다.

무엇보다 리더십의 바탕을 이루는 저력은 독서력에 있다. 믿음의 위인들은 ‘가슴에 나무를 심듯 책을 심으라’고 말한다. 한 권, 한 권을 마음속에 심다보면 삶을 변화시키는 기초체력이 생기며 자신이 경험했던 과거의 억압된 감정이 치유되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변화를 원한다면, 과거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삶의 희망을 찾아내고 싶다면 독서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경험해 보자. 우리가 닮고 싶은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자신의 삶 속에서 최선을 다해 주어진 소명을 이루어낸 사람들이다. 그들의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 독서다.

크리스천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또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힘을 얻고 억압된 감정의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독서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기초체력이 생기고 하나님의 창조세계와 인간에 대한 지식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앙의 체계를 세우고 왜곡된 믿음을 바로 잡을 수 있으며 인생관과 세계관을 분명히 하고 삶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한국교회는 다양한 책읽기를 접목해 성도들의 내적 성숙과 신앙생활의 체질 개선에 힘써야 한다. 책을 읽지 않는 교회는 내적 성숙이 이뤄지지 않은 채 몸집만 커져서 다른 이들을 판단하기에 급급해지기 때문이다. 책읽기는 습관이며 문화다. 책 읽는 나라가 부강하듯 ‘책 읽는 교회’가 양질의 성장을 할 수 있다. 한국교회의 리더십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는 책 읽는 그리스도인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독서는 자아를 찾아가는 ‘마중물’과 같다. 매일 성경을 읽고 신앙의 고전이나 실천적인 신앙 서적을 골고루 읽다 보면 신앙생활에 좋은 안내를 받게 된다. 책읽기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동시에 더 넓은 세상을 보는 시야를 제공받게 되기 때문이다. 깊이 있는 책읽기를 통해 ‘책 읽는 교회’와 ‘책 읽는 그리스도인’의 수가 늘어간다면 한국교회는 건강해지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다. 깊이 있는 책읽기를 통해 인생관과 세계관이 변한다.

백년의 전쟁 중에서 봄이 찾아오듯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에도 봄은 찾아온다. 지금 지구촌은 재난과 환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우리가 절망하지 않는 이유는 어두운 밤이 지나야 새벽이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이 없어도 우린 땅을 개간하고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대지에는 새싹이 돋아나는 봄날이 왔다. 이제 지식의 씨앗을 마음의 밭에 뿌릴 때다. 책을 펼치자. 책을 읽자.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