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누는 사람들] 나눔상품 디자인 원칙… 과학기술 치밀 적용 ‘필요’에 최우선
입력 2011-03-21 17:20
배상민 교수의 나눔 상품 디자인에는 원칙이 있다. ‘동정심(Sympathy)’이 아닌 ‘필요성(Needs)’, 즉 실용성을 고려해 디자인하는 것이다. 또 나눔의 의미를 제품에 담기 위해 과학기술을 치밀하게 활용한다. 배 교수는 “기존의 자선 상품을 보면 실제 생활에 쓰임이 별로 없는 기념품들이 태반”이라면서 “동정심에 호소하는 제품은 안 만든다”고 했다.
3호 나눔 상품 ‘하티(Heartea)’를 보자. 일종의 보온통인 하티는 ‘마음이 따뜻한’이란 뜻의 영어 ‘Hearty’와 ‘차(Tea)’를 합쳐 이름 붙여졌다. 미끈한 원통형의 몸체에는 열을 감지하는 온도 센서와 전기가 흐르는 전도성 물체가 닿으면 스위치가 켜지는 ‘정전 센서’가 설치돼 있다. 가운데에 심장 모양의 살짝 튀어나온 돌기 부분이 있는데 안에 LED가 있어 보온통 안의 물 온도를 감지해 불빛의 색깔이 달리 깜빡인다.
즉 불빛 색깔을 통해 사용자가 음료를 마시기에 적절한 시기를 알 수 있다. 불빛은 붉은색(뜨거움·65도 이상), 주황색(따뜻함·35∼65도), 푸른 백색(차가움·35도 이하) 3가지로 보여준다. 배 교수는 “연구에 따르면 각 음료들은 마시기 가장 좋은 온도를 갖고 있는데, 커피는 65∼75도, 차는 55∼65도, 찬 음료는 4도 정도”라면서 “하티는 사용자의 편리성과 안전성을 함께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2호 상품인 ‘러브 팟(Love Pot)’은 전력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아로마 가습기다. 물이 저절로 증발하는 자연 증발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습도를 감지하는 센서가 없어도 적당한 습도가 맞춰진다. 화분(팟)에 꽂힌 심장 모양의 증발 장치(티슈볼)는 양털로 짠 얇은 천 52장으로 만들었다. 양털은 물을 빨리 흡수하고 빨리 증발시키는 특징이 있다. 화분에 물을 부으면 양털이 흡수해 아로마 향과 함께 습기를 내 뿜는 것이다. 배 교수는 “기존 가습기에서 생겨날 수 있는 박테리아에 대한 걱정도 없다”고 말했다.
1호 상품인 ‘접이식 MP3 플레이어’는 펼치면 십자가 모양이며 접으면 큐브 모양이 된다. 십자가 형태를 통해 나눔을 상징하고 이웃을 사랑하자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나눔 상품들은 배 교수의 디자인연구소 ‘ID+IM’(idim.kaist.ac.kr)에서 구입할 수 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