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鐵’ KTX 왜 이러나… 잇단 터널속 고장 불안 증폭

입력 2011-03-20 22:19

KTX가 탈선과 기관고장 등으로 올 들어서만 5번째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터널에서 일어난 KTX 사고는 지난달 11일 KTX-산천 열차가 광명역 일직터널에서 선로전환기 이상으로 발생한 탈선 사고에 이은 두 번째다. 그동안 안전성을 자랑해온 KTX의 잇따른 고장·사고에 이용객들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KTX 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잇단 고장에 따른 실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20일 발생한 KTX 130호 열차의 사고와 관련, “알 수 없는 기관 고장으로 열차 속도가 자동으로 감속되자 기관사가 차량을 멈추고 승객의 안전을 위해 회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라기보다는 차량 고장에 따른 사고 예방 조치라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차 등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 자체가 더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금정터널처럼 길이 20㎞가 넘는 터널 안에서 차량이 자칫 정전이나 탈선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터널 외부보다 더 큰 피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잇따르는 KTX의 고장을 두고 열차점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현기환 의원은 최근 “코레일이 공기업선진화 계획에 따라 감축한 인력이 주로 보수분야에 치우쳐 있다”면서 “이 같은 점이 잦은 고장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2009년에 감축한 정원(5115명) 중 현장 보수 인력은 57.9%(2958명)에 달했다. 인력감축에 따라 철도 수리를 외주 용역에 맡기면서 차량 점검에 소홀해지기 쉬운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전기분야의 경우 신호설비 점검 주기는 2주 1회에서 월 1회로 완화됐고, 무선 설비의 일일 점검은 폐지됐다. 또 역무자동설비는 월 1회 점검에서 3개월에 1회 점검으로 줄었다. 차량 분야 역시 KTX 운행 점검은 3500㎞에서 5000㎞로 대폭 완화됐다.

인력감축 이후 시설정비 결함 건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차 운행 장애 원인 중 시설·장비결함건수는 2008년 167건에서 2009년 191건, 2010년 196건으로 늘었다. 일각에서 현장점검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