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새 5번째… KTX 또 멈췄다
입력 2011-03-20 18:52
KTX가 또 멈췄다. 최근 두 달 사이 5번째다. 이에 따라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낮 12시 승객 500여명을 태우고 부산역을 출발, 서울로 향하던 KTX 제130호 열차가 출발 13분 만에 부산 금정터널 내 14㎞ 지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기관고장으로 멈춰 섰다.
시속 300㎞로 달리던 KTX가 터널에 들어서자 시속 160㎞로 줄어들면서 힘을 내지 못해 정차한 뒤 터널 내에서 18분가량 머물다 시속 25∼30㎞로 후진해 낮 12시39분쯤 부산역으로 돌아왔다. 금정터널은 지난해 12월 1일 개통한 총 길이 20.3㎞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승객들은 당초 출발보다 1시간 이상 늦어진 오후 1시3분 코레일이 제공한 다른 열차를 이용해 서울로 향했다. 환승 과정에서 일부 승객들은 지연 운행에 불만을 표시하며 거칠게 항의했다.
김모(65·부산 범일동)씨는 “서울에서 열리는 조카 결혼식장에 가야 하는데 사진촬영도 못하게 됐다”며 “도대체 열차관리를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코레일 부산본부관계자는 “열차가 출발한 지 13분 만에 터널 속에서 정상속도를 내지 못하자 안전을 위해 강제로 회차시켰다”며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고속철도차량정비단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광명역 탈선사고 등 잇단 KTX 사고 소식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동대구역을 출발한 KTX-산천 354호 열차가 김천·구미역 인근에서 기관 출력 이상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대전역에 예정시각보다 26분 지연 도착했다. 이틀 전인 24일에는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106호 열차가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부근에서 열 감지센서 오작동으로 멈춰 40여 분간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등 이번 사고를 포함, 올 들어 크고 작은 사고가 5차례 발생했다.
부산=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