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原電 한숨은 돌렸지만… 압력 변동 ‘3호기’ 최대 복병

입력 2011-03-20 15:30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전력복구 작업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면서 일본 방사능 누출 위기 상황이 큰 고비를 넘어서고 있다. 다만 압력이 상승한 3호기 원자로가 복병이다. 자위대와 소방대원 등으로 구성된 ‘원전 사수대’의 살수 전쟁은 20일에도 계속됐다.

◇원자로 냉각 기능 일부 회복=전날(19일) 디젤 발전기를 통해 전력이 공급되기 시작한 5·6호기는 냉각 기능이 완전히 정상화됐다. 5호기의 ‘사용후연료봉’ 저장 수조 온도는 섭씨 48도로 19일보다 20도 정도 떨어져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5·6호기는 방사능 누출 위기에서 벗어난 셈이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또 이날 1·2호기에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해 한국의 스위치 야드에 해당하는 파워센터를 충전하고 수전설비까지 전력을 공급했다. 사실상 냉각 작업 정상화의 바로 전 단계다. 앞으로는 각종 계측기 복원 작업을 거쳐 주제어실(MCR) 기능 복원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도쿄전력은 앞서 19일 새벽 외부 전원과 1·2호기의 전력 케이블을 연결하는 작업을 끝냈다. 외부 전원의 전기는 2호기 터빈실 1층 배전반을 통해 원자로 1·2호기에 공급된다. 4호기의 경우에도 이날 밤 전력복구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에 따라 밤샘 작업을 했다.

다만 3호기의 경우 이날 오전 한때 격납용기 압력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모두를 긴장시켰다. 먼저 격납용기의 밸브를 개방해 압력을 낮추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발표까지 나왔다. 밸브를 열 경우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증기의 외부 누출 가능성이 높아 전력복구 작업은 물론 살수 작업도 한때 중단됐다. 다행히 오후 들어 압력이 안정되면서 전력복구 작업이 재개됐다.

◇살수 효과 속 나흘째 총력전=살수 효과가 조금씩 확인되자 기존의 도쿄소방청과 자위대, 도쿄전력 외에도 오사카시 소방국 긴급소방원조대원 53명까지 합류했다. 오사카시 긴급소방원조대는 1995년 고베(神戶) 대지진 당시 소화전에서 물이 나오지 않자 소방차를 연결해 화재를 진압하면서 유명해지기도 했다.

자위대는 3호기 냉각 작전이 효과를 보자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9시30분까지 4호기 저장 수조에 냉각수 투입 작업을 처음 실시했다. 자위대는 소방차 10대를 동원해 바닷물 80t을 투입했다.

앞서 도쿄소방청은 19일 오전 2시쯤부터 20일 새벽 3시40분까지 13시간40분 동안 3호기에 바닷물 약 2000t을 퍼부었다. 저장 수조를 채우는 데 필요한 약 1100t이 넘는 양이다. 이 같은 살수 작전은 효과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19일 오후 7시 현재 제1원전 주변 방사선량은 2906마이크로시버트(μ㏜)로 지난 17일 물 투입 직전의 3443μ㏜보다 낮아졌다. 또 같은 날 자위대 헬리콥터를 이용해 제1원전 원자로 시설 표면 온도를 측정한 결과 냉각수 상한 온도인 섭씨 65도를 20도 정도 밑돌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