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스캔들 조사단 귀국… ‘스파이’ 아닌 ‘치정극’결론 가능성

입력 2011-03-20 18:34


일주일간의 중국 상하이 현지 조사를 마치고 20일 오후 귀국한 정부 합동조사단은 “수사가 아니어서 하지 못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제기된 의혹들을 다 확인했다”며 “스파이 사건으로 결론짓기는 성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치정 사건이나 총영사관 공직기강 사건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 것이다.

강갑진 합동조사단장은 귀국에 앞서 상하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스파이 여부의 키를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33)씨가 쥐고 있는데, 현지 조사에 덩씨가 포함되지 않아 스파이 여부는 조사 범위에 들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단장은 ‘상하이 스캔들이 치정사건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피한 채 “(상하이 총영사관) 기강 문제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는 “언급된 사람들 외에도 영사관의 전반적인 내용들을 조사했다”며 “비자업무도 종합적으로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강 단장은 이어 “김정기 전 총영사의 유출 자료를 확인했고 경위도 알아봤다”며 “J부총영사의 총영사 관저 진입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핵심 관계자인 덩씨의 남편 J씨와 H 전 영사를 만나봤는지에 대해서는 “조사 대상을 말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번 사건 조사를 책임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지원관실 관계자는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거나 자료를 유출한 외교관이 더 있는지, 영사들이 비자 발급과 관련해서 덩씨에게 편의를 제공했는지, 국내 정치인 전화번호 등 자료들이 어떻게 유출됐고 얼마나 유출됐는지 등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조사를 다했다”며 “현지 조사와 국내 조사를 종합해 이번 주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합동조사단의 현지 조사 내용과 대조하기 위해 지난주 국내에서 김 전 총영사를 불러 조사했고, 이번 주에도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김 전 총영사는 여전히 자료 유출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