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시금치서 기준치 27배 요오드… '먹거리 공포'

입력 2011-03-21 00:51

일본 이바라키(茨城)현은 20일 후쿠시마(福島)현과 접한 북쪽 지역 농가에서 채취한 시금치에서 기준치의 27배에 이르는 방사성 요오드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 시금치에서 검출된 방사성 세슘도 기준치의 3배를 넘었다. 이 지역의 파에서도 요오드가 검출됐으나 기준치를 넘지는 않았다. 방사성 요오드는 갑상선에 축적돼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이바라키현은 지역 내 모든 농가에 시금치 출하를 중단했다. 이바라키현은 일본 제2의 농산물 생산지로 도쿄의 주요 식품 공급처다. 농림수산성은 “일본 전체 식량 수급에 바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현에서도 전날 우유와 시금치에서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우유는 원전에서 30㎞ 떨어진 목장에서 나온 것이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두 지역의 시금치 등 잎사귀 채소와 후쿠시마현의 우유에 대해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고 대상 품목도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이 지역 농산물의 섭취 제한이나 출하 규제 여부를 내일까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의 수돗물도 방사능에 오염됐다. 문부과학성은 도쿄와 6개 현(도치기 군마 사이타마 지바 가나가와 니가타)의 수돗물에서 19일 방사성 요오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전국 수돗물의 방사성 오염 검사를 실시한 지 하루 만이다.

함께 실시한 대기 검사에서도 도쿄도와 인근 7개 현의 먼지와 빗물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등 3개 현에서는 20일에도 대기 중 방사능 수치가 평상시보다 높았다. 문부과학성은 “정부가 정한 안전 기준치를 넘진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공항에서는 지난 16일 전일본항공 화물기에서 기준을 넘는 방사선 수치가 나와 전자부품 등 화물 전체의 하역을 금지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이 화물기는 나리타공항으로 돌아갔다. 대만에서도 일본산 누에콩에서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 당국은 “검출량은 법적 허용치보다 낮아 인체에 해롭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 서부에 방사성 물질이 상륙한 데 이어 스웨덴 방사선안전 당국도 1주일 안에 방사능 물질이 대기에서 검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관방부장관은 NHK ‘일요진단’에 출연, “방사능이 검출된 시금치나 우유를 1년간 계속 먹어도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한 번 하는 양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