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군사 개입] 美, 제3의 중동戰 부담… 오바마, 제한적 군사행동 강조

입력 2011-03-20 18:21

‘제한적인 군사행동’과 ‘지상군 투입 없음’.

브라질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의 리비아 공격에 대한 성격과 범위를 분명히 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유혈진압으로 인명살상을 막으려는 인도주의적 목적이며, 미국의 단독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군 당국도 유엔 안보리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이행하기 위해 다국적군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의 신중한 자세는 국내외적으로 전쟁 수행에 대해 비판적 여론이 높고, 호전되지 않는 국내 경제 상황 때문이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까지 앞둔 상황에서 더 이상 전선을 확대할 여력이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등 군 일부는 방공망 무력화 등 군사적 개입을 할 수밖에 없는 유엔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처음부터 신중했다. 일부 백악관과 군부의 신중론자들은 이라크·아프간에 이어 또다시 무슬림 국가와 전쟁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게 미국의 이익을 상당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유엔 결의 이후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프랑스와 영국이 적극 나서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군사적 개입을 주저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적극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과 아랍의 파트너들이 효과적으로 비행금지구역을 이행할 수 있도록 고유한 능력들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리비아 지침’을 설명했다. 미군은 막강한 해공군력을 동원해 카다피군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범위 안에서 유럽 동맹국의 직접적인 군사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은 함정과 잠수함에서 크루즈 미사일만 발사했고, 프랑스 전투기들이 전개한 공중 임무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미 항모도 투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카다피군과의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지상군 투입 등 전선 개입이 확대될 필요가 있을 경우 미국 의회나 여론의 반대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