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리비아 군사 개입] 프랑스 작전 주도 왜… 사르코지, 내년 대선 겨냥 인기만회용?

입력 2011-03-20 21:40

프랑스는 이번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에 있어서 단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다국적군의 군사작전 개시를 지난 19일 선언한 주인공은 바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전투기들은 이번 작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눈에 띄는 모습은 유엔결의 이후 그가 보여준 행보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리비아에 대한 군사 행동을 논의하기 위한 각국 정상 긴급회의를 19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주재했다. 이 회의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각국 대표 등 22명이 참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리비아 공습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내려고 “프랑스 전투기들은 리비아 내 목표물들을 타격하기 위해 이미 이륙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하면서 “카다피가 저지른 ‘대량 살육 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해 프랑스는 역사 앞에서 그 역할을 떠맡기로 결정했다”고 자못 결연한 어투로 말했다. 앞서 프랑스는 이달 초 세계 각국 중 유일하게 리비아 반정부군을 리비아 국민의 ‘합법적인 대표’로 인정하기도 했다.

사르코지의 이런 행보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르코지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그가 튀니지와 이집트의 민중 봉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걸 만회하려고 리비아 사태에 매달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르코지는 또 3년 전 카다피를 파리로 공식 초청해 ‘레드 카펫’을 깔아줬던 일을 사람들이 잊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리비아에 더욱 강경한 자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2012년 대선 재선이 꼽힌다. 사르코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력한 후보에 끼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저조한 상태다. 일간지 르파리지엥은 한 외교관의 말을 인용, “리비아 사태는 사르코지에게 2012년 대선 재선의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뉴스”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와 관련, 마거릿 대처가 199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한 뒤 총선 승리를 거둔 사실을 상기시켰다.

정원교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