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승’ 한발 더뛰는 KT 시즌최다 기록…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무리

입력 2011-03-20 18:08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20일 경기를 끝으로 5개월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올시즌 프로농구는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의 선전, 디펜딩챔피언 울산 모비스와 우승후보 서울 SK의 몰락으로 대표된다.

이미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KT는 이날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모비스를 80대 65로 꺾고 남자 프로농구 한 시즌 최다인 41승 신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기에는 프로농구 역대 정규 경기 한 경기 최다 관중인 1만2693명이 몰려 홈 팀의 신기록 수립을 지켜봤다. KT는 주전 선수 중 스타플레이어가 없고, 10개 팀 중 평균 신장도 가장 작은 팀이었기 때문에 시즌을 앞두고 중위권 정도로 평가됐다. 주전 선수들이 시즌 내내 돌아가며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겪었지만 KT는 전창진 감독의 카리스마와 다른 팀 보다 한발 더 뛰는 농구, 패기, 조직력으로 이를 극복하며 마침내 팀의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만년 하위팀이었던 전자랜드의 선전도 두드려졌다. 전자랜드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과 용병 허버트힐의 높이에 올시즌부터 새로 팀에 들어온 혼혈선수 문태종의 합류로 전력이 탄탄해졌다. 특히 화려한 개인기와 유럽리그에서 뛴 경험을 앞세운 문태종은 ‘4쿼터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자랜드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뒷심 부족을 말끔히 해결했다. 서장훈과 문태종을 앞세운 전자랜드는 정규리그 막판까지 KT와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인 끝에 아깝게 2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 시즌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챔프였던 모비스는 불과 1년만에 1위에서 8위로 수직하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우승 멤버였던 함지훈과 김효범이 빠진데다 시즌 초 사령탑이었던 유재학 감독과 야전사령관 양동근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되는 불운도 겪었다. 이에 따라 모비스는 수비농구로 대표되는 끈끈한 조직력이 실종되면서 시즌 초부터 하위권에 맴돌았다.

SK의 극적인 몰락도 볼거리였다. 주희정, 테렌스 레더, 김효범, 김민수, 방성윤 등 화려한 멤버를 보유한 SK는 12월까지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기정사실화됐지만 1월 8연패를 당하며 완전히 주저앉았다.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보유했지만 ‘모래알 조직력’이 문제였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영원한 우승후보인 전주 KCC와 원주 동부는 시즌 초 주전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한 때 하위권으로 내려갔지만 우승 후보답게 12월부터 연승을 달리며 여유있게 6강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막판까지 치열하게 5·6위 다툼을 벌였던 서울 삼성과 창원 LG의 승자는 LG가 됐다. 대구 오리온스는 두 시즌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