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공식 사망·실종 2만명 넘어… 이재민 36만명
입력 2011-03-21 00:53
동일본 대지진 발생 열흘이 지나면서 지진 피해의 참상과 이재민 사연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일본 경찰은 20일 오후 9시 이번 지진으로 8450명이 숨지고 1만2931명이 실종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공식 사망·실종자 수는 2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1995년에 발생한 고베 대지진 당시 사망·실종자 6434명을 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일본 경찰은 이재민 36만여명이 15개 현 내 대피소에 분산 수용돼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미야기(宮城)현을 비롯한 지진피해 지역 내 25만7000여 가구가 전기 없이 생활하고 있고, 최소 100만명 이상이 식수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야기, 이와테(岩手), 후쿠시마(福島)현 주민 1만5000∼3만여명이 다른 현으로 피난하는 등 지진 지역을 떠나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
일본 언론은 19일 후쿠시마현 당국이 현 내 13곳에서 4만2440명을 검사한 결과 67명의 옷과 신발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건강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가 피해지 인근 이재민을 피해 지역 밖으로 집단 이동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라며 “피해 지역이 광범위하고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집단 피난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전교생의 80%를 지진해일로 잃은 미야기현 이시마키(石券)시 오카와(大川)초등학교 학생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지난 11일 종례를 마치고 집에 가기 직전 거대한 쓰나미가 덮쳐 전교생 108명 중 84명이 목숨을 잃었거나 행방불명됐다.
NHK 방송은 18일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30㎞ 내 병원과 쓰나미로 고립된 지역에 환자 800여명과 노인들이 방치돼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후쿠시마 원전 반경 10㎞ 안에 있는 후타바병원에 환자 98명이 의료진 없이 버려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국경없는 의사회’ 등 구호단체에 따르면 대피소로 피한 환자와 노인도 의약품 부족과 저체온증으로 위험한 상태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지적이 잇따르자 원전 인근 지역 병원에서 환자 이송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후생노동성은 도쿄와 야마가타현 소재 병원에 환자 수용을 요청하고 원전 반경 20∼30㎞ 내 병원에 남아 있는 환자 800명을 이송할 계획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