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피검사로 유산위험 예방… 강남차병원 백광현 교수팀, 습관성 유산 유발 단백질 세계 최초 찾았다

입력 2011-03-20 17:25


습관성 유산 위험을 간단한 피검사만으로 예측, 예방할 수 있는 길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열렸다.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통합줄기세포치료연구소 백광현(사진) 교수팀은 습관성 유산을 유발하는 단백질 ‘인터 알파 트립신 인히비터 헤비 체인4(ITI-H4)’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환자를 피검사만으로 선별할 수 있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생식의학회와 유럽산부인과학회, 단백질공학 전문 국제 잡지 ‘몰리큘러 바이오시스템즈(Molecular BioSystems)’ 최신호에 발표됐다.

원인 불명의 습관성 유산 환자 29명과 정상 여성 28명을 대상으로 이 단백질의 성분과 특성, 양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유산을 반복하는 가임 여성은 정상인에 비해 ITI-H4 단백질의 길이가 유난히 짧은 형태를 띠는 경우가 65%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ITI-H4 단백질이 정상인지 여부는 피검사를 통해 간편하게 알 수 있다. 백 교수팀은 이 검사법의 산업화를 위해 습관성 유산 여성에게서만 특이하게 발견되는 짧은 길이의 ITI-H4 단백질만을 선별하는 진단용 키트를 개발 중이다.

습관성 유산은 임신 초기 20주 이전에 3번 또는 그 이상 연속 유산을 경험하는 것으로, 여성 불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체 임신부의 15%가 유산을 경험하며, 이 중 약 33%가 습관성 유산으로 임신 유지에 실패하고 있다.

백 교수는 “ITI-H4 단백질 선별 진단 키트가 산업화되면 원인 모를 습관성 유산으로 아기를 갖지 못하는 여성들이 유산 위험을 극복하고 임신을 끝까지 유지해 아기 갖기의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