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일본發 방사능 유막아라” 각국 식품·화물 검역 비상
입력 2011-03-18 21:52
방사성 물질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 가능성 때문에 일본에서 나온 식품, 화물, 사람에 대한 검역이 전 세계에서 강화되고 있다.
한국은 일본산 어류 육류 채소에 대해 전부 방사능 측정 검사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 김포공항에 이어 18일에는 김해공항과 부산항에도 방사능 감시기를 설치, 일본에서 오는 모든 인원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측정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일본에서 오는 승객과 화물에 대한 방사선 측정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 재닛 나폴리타노 장관은 “예방적 차원의 조치”라며 “아직 유해한 수준의 방사선이 검출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일본산 식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산 식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화권도 비상이다. 중국 검역당국도 일본에서 수입된 식품의 방사능 검출 가능성을 주의 깊게 모니터하라고 전국의 검역사무소에 지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가노 미치히코 일본 농림수산부 장관은 일본산 쌀을 홍보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홍콩 역시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지난 12일 일본산 우유와 채소, 과일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했다. 대만도 일본에서 오는 인원과 화물은 모두 방사능 측정 검사를 받도록 했다.
고급 일식당들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에 71개 지점을 가진 샹그리라호텔의 사리 용 대변인은 “고객의 안전을 위해 일본산 신선식품의 사용을 잠시 중단키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홍콩의 포시즌호텔은 일본산 생선과 야채는 물론, 와규(일본 소고기)도 쓰지 않기로 하고 뉴질랜드와 호주산으로 대체했다.
일본 최대의 수산시장인 도쿄 쓰키지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관광명소였던 이치반 초밥 식당은 지진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이곳 미야케수산에서 일하는 구마모토 겐고(30)씨는 “1주일째 하나도 팔지 못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새벽마다 붐비던 어시장의 도매상들도 사라졌고, 관광객들도 보이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은 특히 어린이와 태아에게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방사능 측정위원회의 데이비드 쇼어 총무는 “방사능 오염 지역의 소는 마치 방사성 물질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와 같다”며 “여기서 생산된 우유와 소고기를 어린이가 섭취하면 유전자 변형이나 암이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에서 들여온 식품이나 화물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미지수다. 대만에선 일본에서 귀국한 26명에게서 미량의 방사능이 검출됐지만 위험 수준엔 크게 못 미쳤다. 홍합으로 중금속 오염 여부를 감시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비정상적인 방사능 검출은 없었다.
홍콩 중화의대 리 틴랍 교수는 “일본 주변 바다의 방사능 오염도를 아무도 측정하지 않고 있다”며 “일본 현지와 세계 각 지역 방사능의 정확한 측정이 시급하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