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사람과 접촉 괜찮지만 오염지 식품은 피하라

입력 2011-03-18 21:54

방사능 피해 Q&A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방사능 유출 우려가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방사성 물질이 이동할 가능성이 약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피폭돼도 예방약이나 치료제가 있다. 다만 방사능 유출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게 좋다.

Q. 피폭되면 방사성 물질이 곧바로 몸으로 들어오나.

A. 피폭은 외부피폭과 내부피폭 2가지 형태가 있다. 방사성 물질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에 노출되는 외부피복의 경우 방사성 물질이 몸 안에 남지 않는다. 방사성 물질을 직접 흡입하거나 먹는 내부피폭 때에만 몸 안에 남는다. 이번 사고로 국내에서 내부피폭이 발생할 우려는 거의 없다.

Q. 방사능에 피폭되면 치료가 가능한가.

A. 방사성 물질 중 인체에 가장 유해한 물질은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다. 세슘은 약품 프루시안블루(Prussian blue)를 먹으면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변으로 배출된다. 장기나 근육에 흡착되면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방사성 요오드는 피폭 24시간 전 요오드화칼륨(KI)을 먹으면 체내 흡수를 막을 수 있다. KI가 몸속 갑상선으로 들어가 뒤늦게 들어온 방사성 요오드를 밀어내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그러나 과량 복용하면 요오드 중독증, 피부발진, 침샘부종, 염증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건강한 상태에서 요오드를 먹으면 오히려 갑상선의 정상적 기능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현재 일본의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로 이동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요오드제를 미리 섭취할 필요는 없다.

Q. KI를 미리 먹지 못하고 방사성에 피폭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방사성 요오드 흡입 후 15분 내에 KI를 투여하면 90% 이상 치료할 수 있다. 6시간 내에만 투여해도 50% 정도 피해가 줄어든다.

Q. 약국에서 파는 요오드 약을 구입해야 하나.

A. 약국에서 파는 요오드는 대부분 갑상선 환자 등이 복용하는 약이다. 이 약은 방사선과는 무관하다. 피폭됐을 때는 정밀검사를 거쳐 의사 처방에 따라 약을 복용해야 한다.

Q. 방사능 피폭을 예방할 수 있는 음식이 있는가.

A. 건조 다시마 40g에는 24시간 피폭 예방이 가능한 요오드 100㎎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역, 김 등 해조류에도 요오드가 다량 함유돼 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요오드를 함유한 해조류 섭취가 방사능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소금이 방사선을 치유해 줄 수 있다’는 오해가 확산돼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소금에는 요오드가 극히 소량(1㎏ 당 20~30마이크로그램(㎍)) 들어있고 방사선 노출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

Q. 방사능에 피폭된 사람과 접촉해도 위험한가.

A. 대단히 많은 양이 아니면 몸속에 들어간 방사성 물질이 방사능을 몸 밖으로 유출할 가능성은 없다. 방사능 피폭자에게서 나오는 방사선 양도 허용치에 한참 밑돌아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일본 정부가 위험지역에 있던 시민을 대상으로 방사선 측정을 했고, 우리 정부도 공항과 항만에서 방사선 측정을 하기 때문에 피폭된 사람과 접촉할 확률도 낮다. 그러나 만약 심하게 오염된 사람이라면 가능한 접촉하지 않는 게 좋다.

Q.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지역의 물고기, 육류, 해산물은 먹어도 되나.

A. 세슘은 물에 녹아 바다에 흡수될 수 있다. 이 경우 적은 양이라도 물고기 체내에 쌓인 뒤 영향을 줄 수 있다. 후쿠시마 인근에서 잡은 물고기와 원전 주위 반경 30㎞ 안에서 기른 동물, 채소, 과일은 물론 우유도 삼가는 게 좋다. 그러나 정부는 일본에서 수입되는 농수산 식품에 대해 방사선 검사를 하고 있어 크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Q. 방사성 물질이 바닷물을 타고 한반도에 올 수 있나.

A. 한반도에는 쿠로시오해류가 흐른다. 이 해류는 필리핀에서 태국, 동중국해를 거쳐 일본 오키나와 해안, 도쿄만, 태평양으로 흐른다. 전체적인 방향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향하기 때문에 바닷물에 흡수된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