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현장인력 ‘방사능 피폭’과의 사투
입력 2011-03-18 18:27
전신 방호복 무장에 1회 작업은 15분씩만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선 도쿄전력 직원들을 비롯해 자위대원, 소방대원 등 수백명이 핵 확산을 막기 위해 사투하고 있다.
이들은 전신 방호복으로 무장하거나 허용 시간 내에 작업하는 등 방사능 피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원전 안에 남아있는 도쿄전력 직원들은 ‘타이베크(Tyvek)’로 불리는 전신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듀폰사가 개발한 합성 고밀도 폴리에틸렌 섬유인 타이베크는 화학물질에 내성이 강해 특수환경용 작업복 재료로 널리 쓰인다.
하지만 방호복을 입었다 해서 피폭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의 피폭 장소 내 1회 작업시간은 최대 15분으로 제한돼 있다.
따라서 직원들은 번갈아가며 피폭 장소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원전을 사수하고 있다.
17일 원전에 물을 뿌리기 위해 투입된 자위대 헬리콥터 역시 피폭을 대비하기 위해 헬기 바닥에 텅스텐 시트를 깔았다. 방사능 차폐율이 좋은 것으로는 텅스턴 외에 콘크리트와 납이 있지만 무겁기 때문에 헬기 안에 싣는 것은 좋지 않아서다. 이 헬기에 탄 도쿄전력 직원들과 자위대원들 역시 방호복을 입고 최대한 피폭에 대비했다.
이날 투입된 자위대 헬기 시누크(CH-47) 3대와 UH-60 블랙호크 1대 가운데 블랙호크는 끊임없이 원전 상공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조사 결과 헬기 1기당 40분간 작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헬기로 물을 뿌리는 작업은 2대의 헬기로 50m 상공에서 바닷물을 각각 두 번씩만 뿌렸다.
이 작업에 참여했던 자위대원 19명이 센다이시 공군기지에 돌아와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 결과 피폭량은 시간당 1mSv(밀리시버트) 이하의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 살수가 실패로 끝나 지상 살수가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소방대는 특수 소방차를 활용해 대원들의 피폭 확률을 최대한 낮췄다.
원전 살수에 사용되고 있는 특수 소방차는 대원이 차 밖으로 나오지 않고도 작업을 하게 제작됐다. 이에 앞서 경찰청 기동대의 고압 살수차가 방사능 때문에 원전 가까이 가지 못한 것을 고려했다.
또 제1원전 근처에는 자위대원 200명이 방사능 물질 제거 시설을 설치하고 살수 작업에 참가한 사람과 옷에 묻은 방사능 물질을 씻어내거나 측정했다.
피폭량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원전 안의 도쿄전력 직원들을 제외하고 외부에서 살수 작업에 참가한 자위대원 및 소방대원의 피폭량은 인체에 크게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