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공중살포 효과없어 중단…소방차로 100t 퍼부어
입력 2011-03-18 21:49
일본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수를 위해 전력 복구와 물 살포(살수)라는 ‘투트랙’ 작전을 펴고 있다.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해선 전력 복구가 무엇보다 중요해 전력 복구 완료 예정 시점인 이번 주말이 일본 열도의 운명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력 복구 최우선=도호쿠전력(東北電力)으로부터 2호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준비 작업은 모두 끝났다. 도쿄전력은 18일 320명의 현장 인력 중 20명을 투입해 외부전원과 1.5㎞의 고압선을 연결하는 작업을 했다. 1호기 건물 가까이에 가설한 배전반과 2호기의 배전반을 연결하는 작업도 마쳤다. 3호기 살수 작업이 끝난 뒤 19일쯤 2호기에 전력 공급을 재개할 방침이다. 방사능 누출이 심각한 3호기와 4호기에도 오는 20일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력이 복구되면 제1원전의 긴급노심냉각장치(ECCS)를 가동해 원자로 냉각 기능을 정상화할 수 있다. 이 경우 방사능 억제 작업은 지금보다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 살수 작업에 총력=자위대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 1시50분쯤부터 대기 중이던 11대 소방차 중 6대를 활용해 40분간 물 50t을 3호기에 퍼부었다. 도쿄전력이 미군에게 빌린 소방차 1대도 동원됐다.
도쿄 소방청 소속 소방구조기동부대인 ‘하이퍼인명구조대’ 139명과 소방차 30대도 현지에 급파돼 1·3호기에 물을 뿌렸다. 고베 대지진 이듬해인 1996년 창설된 하이퍼인명구조대는 대규모 재해를 전담하는 최정예 소방부대다. 대형 화학차량과 방사선량 측정용 특수 재해대책차량, 대형 고가사다리차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날 하루 동안 소방차 37대가 100t의 물을 집중 투하했다. 그러나 3호기 사용후 핵연료봉 저장 수조를 가득 채우려면 1200t이, 냉각을 위해선 최소 700t이 각각 필요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무선으로 조종하는 방재 모니터링 로봇도 투입됐다. 높이 150㎝, 길이 150㎝크기의 이 로봇은 1㎞거리에서 무선으로 조종되며 방사선량 측정 임무를 맡는다.
일본 정부가 지상 살수에 총력을 기울이는 건 효과가 일부 확인됐기 때문이다. 원자력 안전보안원에 따르면 2호기로부터 서쪽 약 1.1㎞ 지점에 있는 서문 부근 방사선량이 18일 오전 8시 270.5마이크로시버트(μ㏜)로 측정됐다. 자위대의 지상 살수작전 직후인 17일 오후 8시40분의 292.2μ㏜보다 미량이나마 줄어든 것이다. 반면 헬기를 통한 공중 물 투하작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최대의 위기”라며 “국제 사회에 이번 사태의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