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 모두 장담 못해…” 한나라 재·보선 위기감

입력 2011-03-18 18:16

4·27 재·보궐 선거를 둘러싼 여권의 위기감이 커져가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18일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강원지사 보궐선거와 관련, “여론조사상으로는 우리당 예비후보인 엄기영 전 MBC 사장이 민주당 후보에 앞서 있지만 갈수록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밑바닥 민심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선정에서 원주가 탈락된 실망감이 여전한 데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 동정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친박근혜계 한 의원도 “최근 박 전 대표에게 ‘강원도 상황이 어렵다’고 보고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안상수 대표의 17일 월례회동에서도 강원지사 선거가 논의됐다. 안 대표는 강릉·동해·삼척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강원 공약’이 담긴 자료를 제출했고, 이 대통령 역시 “강원지사 선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도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출마할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래서 강재섭 전 대표 공천 가능성에 힘이 쏠리고 있지만, “여론 추이와 야당 후보를 봐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 후보가 결정된 다음에 정운찬 전 총리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전 총리는 이날 “프로 정치인으로서 능력이 없다”며 불출마 의사를 재확인했다.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보궐선거 3곳 모두 어려워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강원지사 수성을 위해 화력을 총동원했다. 손 대표는 원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지사의 빈 자리가 이렇게 커 보일 수 없다”며 ‘이광재 동정론’을 꺼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민주정부에서는 민주정부 눈치를, 보수정권에서는 보수정권 눈치를 봤다. 인간문화재급 줄타기 명인”이라며 엄 전 사장을 공격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