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끊겼던 도로 속속 복구… 구조·구호작업 속도 낸다
입력 2011-03-19 00:41
동일본 대지진 사망자 수가 1995년 고베 대지진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2차대전 이후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됐지만 구조팀은 마지막 1명의 생존자 구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아라”=일본 경찰청은 18일 오후 9시 현재 사망자가 6911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베 대지진 당시 6434명보다 많아 전후 최악의 자연재해가 됐다고 NHK가 보도했다. 지금까지 사망·실종자 수는 1만7665명이다.
방사성 물질 확산 우려 때문에 각국 구조팀이 철수하는 가운데 이와테(岩手)현 오후나토(大船渡)시에서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중국 구조대 15명은 철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중국 일간지 베이징천바오(北京晨報)가 18일 보도했다. 구조대는 중국에서 방사선 보호복 20여벌을 긴급 공수받아 구조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한 구조대원은 “1%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100%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야기(宮城)현 이시노마키(石卷)시에서는 양로원에 일주일 동안 고립됐던 노인 66명이 자위대에 의해 구출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피해지역의 물이 빠지고 도로 통행이 가능해지면서 구조대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야기현청은 지진·쓰나미로 고립된 주민들의 위치를 대부분 확인, 헬기로 구호물자를 배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쓰나미로 파손된 센다이공항도 3000븖 길이의 B활주로 중 1500븖를 복구해 구조물자 수송을 위해 사용한다.
센다이와 이와테현 모리오카(盛岡)시 간 고속도로도 17일부터 다시 운행됐다. 이로서 도호쿠(東北)지역 아키타(秋田), 야마가타(山形), 후쿠시마(福島)를 포함한 6개 현청 소재지가 모두 도로로 연결됐다.
국토교통성은 19일부터 이재민을 위한 임시주택 건설을 시작한다. 피해가 큰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에 약 200가구가 만들어진다. 교통성은 전국 1만7169곳의 공영주택 정보를 이재민들에게 제공하는 콜센터를 22일부터 운영한다. 효고(兵庫)현은 이재민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피난소를 제공키로 했다. 휴교령이 내려졌던 학교도 수업이 재개됐다. 오후나토시 초·중·고등학교는 17일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일본 소금산업연합은 비축해둔 소금 900t을 방출키로 했다. 후쿠시마 소금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급이 부족해진 까닭이다. 소금산업연합은 소금 10만t을 비축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 확산 막아라”=국제사회는 방사성 물질 확산을 막기 위한 지원에도 주력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상황 악화에 대비해 오염지역에서 활동할 전문 부대 파견 준비에 들어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로버트 월라드 태평양군 사령관은 “약 450명의 방사선 피해관리 전문가를 일본에 보내겠다”며 “일본 정부의 요청이 있다면 모니터부터 오염 제거까지 모든 것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17일 화학·생물·방사능 등의 관련 사고가 일어났을 때 제일 먼저 파견하는 부대인 ‘피해관리평가팀’ 9명을 일본에 파견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활동하는 자위대에 조언을 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원전 작업에 필요한 붕산 100t을 공급하기로 했다. 방사능 보호복 1만벌, 보호장갑 2만 켤레, 마스크 3만개 등 방사성 물질 보호용품도 함께 제공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