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송은범도 삐끗… ‘부실’ 시범보이는 SK

입력 2011-03-18 17:57

프로야구 디펜딩챔피언 SK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주전들의 부상에 SK의 최대 강점인 조직력이 전혀 맞지 않고 있다.

SK는 18일 인천에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에서 0대 8로 완패했다. SK는 이에 따라 시범경기에서 2승4패를 기록하며 팀 순위가 공동 7위까지 떨어졌다. SK는 선발 송은범이 3회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해 강판돼 마운드에 빨간불이 켜졌다. 송은범은 마운드에서도 2¼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으로 3실점했다. 타선은 3안타로 완전히 침묵했다.

SK는 지난 16일 한화전에도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웠지만 믿었던 김광현이 3⅓이닝 동안 4실점하며 2대 5로 완패한 바 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은 “이게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약하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SK는 팀 내 최고참인 내야수 최동수(40)가 마스크를 쓰는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동수는 16일 대전 한화전 3회말부터 포수로 나섰다. 17일과 18일 인천 KIA 2연전에서는 아예 선발 포수로 출장했다. 최동수는 10년 만에 포수 마스크를 쓰게 됐다. 최동수가 포수로 나선 것은 해프닝이 아니라는 게 본인과 김 감독의 설명이다. 실제 SK 전력의 반이라는 주전 포수 박경완은 부상으로 개막전 출장이 불가능하다. 백업 요원인 정상호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김 감독은 “정말 최동수를 포수 요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동수도 “10년 만에 포수로 출장했지만 그 기간 동안 봐왔던 타자들이 생각나 리드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장난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SK는 또 타선의 주축이자 내·외야 수비의 핵인 정근우와 김강민, 최정이 부상에서 신음중이다. 정근우는 엉덩이뼈에 공을 맞아 경기에 뛰지 못하고, 최정은 감기몸살, 김강민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시범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비상상황에 김 감독은 정규리그 때 주로 하던 야간훈련을 시범경기 기간인 16일부터 실시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김 감독은 또 다음날 오전에는 팀 미팅을 소집, 1시간30분 동안 ‘정신교육’을 시켰다. 과연 김 감독이 SK의 위기상황을 정면돌파하는 ‘야신’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지 궁금하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